2024. 8. 9. 11:31ㆍ내마음의창

마음의산책
2012-08-09 00:04:34
산수연(傘壽宴)
덩실 덩실 두리덩실
곱게 차려 입은
한복 소매자락엔
굽이쳐 흐르는 세월이
학처럼 날개를 펄럭인다.
하늘과 땅사이에
하나밖에 없는 반쪽을 찾아서
꽃가마를 타고
조랑말을 타고 수줍던 만남의
부부인연
어언 반백이 되었네
서로 마주 보며 살아온
숱한 세월의 흔적은
주름진 하회탈의 모습같아도.
푸른 울타리 되어
수풀처럼 무성해진
자녀들이 드리는 술잔속에는
색동옷 입은
해맑은 동안(童顔)의 웃음이
넘쳐 흐른다.
두손 맞잡고 높은 파도를 넘고.
깊은강을 건너며 뿌린 눈물은
아침햇살에 반짝이는 이슬이 되었다.
용솟음 치던
젊은날의 달콤한 사랑의 탐닉도
살을 베이는
아픈 삶의 소용돌이를 만나고...
잠못 이루는 달빛 푸른밤
동구밖을 걸어나가
다시는 돌아보고 싶지 않았던
고통의 시간도.
가슴 깊은곳에
고이 접어
묻어 둔채로.
눈물어린 서로의 눈동자속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버티어온
질풍노도의 세월...
이제는
잔잔한 바다인가...
반백년을 넘어 달려온 팔순은
이웃들의 넘치는 사랑으로
생의 가장 빛나는 축복의 시간이 되었다.
어려웠을때
말없는 따뜻함으로
힘이 되어 주었던 벗들의 얼굴에도
초생달처럼 고운 웃음이 열리고
그들의 검은 머리위에도
은빛 파도가 넘실거린다
아가처럼 해맑은 순백의 눈망울에는
원이 없었음에...
세속의 족쇠를 벗었음이니...
그마음에는
세상의 어떤것과도 바꿀수 없는
은빛 날개를 얻었음이어라...
금빛 날개를 얻었음이어라...
덩실덩실 두리덩실..
덩실덩실 두리덩실...
2004년 12월 7일 ★ 까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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