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Sync

2024. 10. 4. 09:59팝아티스트

 
 

데뷔/결성: 1996년

활동/시기: 1990년대~

멤 버: JC(JC Chasez), 저스틴 팀벌레이크(Justin Timberlake), 크리스 커크패트릭(Chris Kirkpatrick), 조이 페이튼(Joey Fatone), 랜스 베이스(Lance Bass)

지난 2000년 한해는 엔 싱크의 해였다. 2000년 4월 발표한 두 번째 앨범 <No Strings Attached>는 첫 주에 245만장이 팔리며 발매 첫 주 판매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전 기록은 1999년 백스트리트 보이스(이하 BSB)가 2집 <Millenium>으로 작성했던 113만장. 통상 라이벌로 거론되지만 항상 한 수 앞선다고 평가받던 BSB의 기록을 배 이상 넘어선 것이어서 엔 싱크에겐 더욱 값졌다. 앨범은 기세 좋게 팔려나가서 전 세계적으로 무려 1천4백만 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올해엔 슈퍼볼 게임의 개막식 행사 같은 여러 공연과 각종 행사에 초청되어 극진한 대접도 받았다.

그러나 반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비평계 일각에서는 립싱크하는 꼭두각시니 음반산업을 망치는 주범이니 하는 악평이 계속 이어졌고, 여러 노장 뮤지션들은 보이밴드와 틴 팝의 '해악'을 경고했다. 특히 백인래퍼 에미넴은 자신의 노래를 통해 노골적으로 틴 팝과 보이밴드를 조롱했다. 그 때문인지 최근 BSB는 멤버의 개인적 불행까지 겹치며 다소 슬럼프 기미를 보이고 있다. 확실히 보이밴드의 위기다.

이처럼 중요한 시점에 엔 싱크가 잇단 혹평에 반격을 시도한 새 앨범 <Celebrity>를 발표했다. 엔 싱크의 전작이 너무나 엄청난 성적을 거두었고, 현 상황이 상황인지라 과연 이번 신보가 어떤 반응을 얻을 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이미 5월에 싱글로 먼저 출시한 'Pop'은 빌보드 싱글차트 19위에 올라 엔 싱크는 무난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 NSYNC IS…

과연 팝 음악을 듣던 많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나 엔 싱크의 현재 위용(偉容)을 상상했을까. 사실 엔 싱크가 1997년 7월, 홍보차 한국에 방문했을 때만해도 이렇게까지 대단해지리라고 예상한 이들은 별로 없었다. 그저 좀 있다 사라질 그런 팀인 줄 알았다. 실제로 예나 지금이나 얼마나 많은 그룹들이 잠깐 떴다 곧 흔적도 없이 사라지곤 하는가. 게다가 당시 그 보이밴드는 유럽, 그것도 독일과 네덜란드 등지에서만 인기 있었을 뿐 정작 본고장 미국에서는 앨범 발매조차 하지 않은 상태였다.

엔 싱크는 그러나 일부 무지몽매한(?) 음악팬들 또는 평자들의 예상을 깨고 현재까지 살아남았다. 그냥 살아남은 정도가 아니라 BSB와 더불어 최강의 보이밴드로 군림하며 천하를 호령하고 있다. 이 5인조는 이제 세계 어딜 가나 운집한 소녀 팬들에 휩싸이고, 앨범은 나왔다하면 몇 천만 장이 팔려나간다. 특히 최근의 활약은 눈부시다. 지난 2000년 음악계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연예인을 조사한 결과, 엔 싱크는 쟁쟁한 뮤지션들을 모두 제치고 당당히 1위를 마크했다. 우선 그들에 대해 알아보자.

엔 싱크는 1996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란도에서 결성된 5인조 보이밴드다. 이들은 R&B의 보컬 하모니와 역동적인 댄스음악이 접목된 스타일을 구사한다. 이들의 독특한 댄스음악에는 복잡한 정글리듬이 꿈틀댄다. 이들의 히트곡 'Bye bye bye'이나 'It`s gonna be me'를 들으면 단번에 느낄 수 있는데, 정글리듬이란 요즘 흑인음악에서 유행하는 리듬패턴, 즉 4비트에서 8비트로, 8비트에서 16비트로, 또 다시 역으로 예상치 못한 비트의 변환을 보이는 리듬패턴을 말한다. 뉴 키즈 온 더 블록이나 테이크 댓과 같은 보이밴드의 전통을 따르고는 있지만 그래서 유독 흑인 필이 강하다.

멤버는 JC(JC Chasez)와 저스틴 팀벌레이크(Justin Timberlake), 크리스 커크패트릭(Chris Kirkpatrick), 조이 페이튼(Joey Fatone), 랜스 베이스(Lance Bass)로 구성되어 있다. 엔 싱크(N Sync)라는 좀 특이한 밴드이름은 '함께 한다'는 뜻인 'synchronize'라는 단어에서 유래했으며 각 멤버들 이름의 마지막 글자를 딴 것이기도 하다.

1996년에 데뷔했지만 이들의 역사는 좀더 오래됐다. 팀의 주축멤버 JC와 저스틴은 어린 시절부터 디즈니 채널의 쇼 프로그램 <미키 마우스 클럽>에서 같이 활동했던 사이였기 때문이다. <미키 마우스 클럽>의 MC를 거쳐 내시빌에서 솔로 프로젝트에 몰두하던 그 둘은 올란도로 돌아와 크리스와 조이를 만나 그룹을 구상했고, 나중에 랜스가 합류해 완전한 엔 싱크가 탄생되었다.

이들의 최대 후원자는 스웨덴 출신의 프로듀서 데니즈 팝이었다. 에이스 오브 베이스를 위시해 최근 스웨덴의 신성 제시카를 키워낸 이 명장은 엔 싱크에게 'I want you back'을 선사함으로써 그들을 일약 세계적 스타로 만들어냈다(올해 초 제시카는 안타깝게도 지난 1998년 요절한 자신의 음악적 대부 데니즈 팝에게 헌정하는 앨범 <Dino>를 발표하기도 했다). 'I want you back', 'Tearin` up my heart' 같은 싱글들이 독일과 네덜란드, 스웨덴 등 유럽과 아시아에서 큰 성공을 거두자 1998년 봄, 엔 싱크는 미국에서 마침내 자신들의 셀프타이틀 데뷔앨범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먼저 유럽부터 돌며 인기몰이에 나선 후 미국을 공략한 '우회전략'은 대성공이었다. 데뷔앨범은 미국에서만 천만 장이 팔려나갔으며 엔 싱크는 BSB와 함께 '보이밴드 신드롬'의 주역이 되었다. 그 여세를 몰아 그 해 연말엔 크리스마스 앨범 <Home For Christmas>를 내놓았고, 지난 2000년에는 그들의 위치를 보다 확고히 다져준 2집을 출시했다.

# 엔 싱크 VS BSB

이쯤에서 '숙명의 라이벌' 엔 싱크와 BSB의 관계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후발주자로서 엔 싱크는 언제나 BSB의 기준으로 평가받아야 했다. 곧잘 '복제물'이라는 비유도 들어야 했던 엔 싱크로서는 BSB의 존재가 하루 빨리 벗어나고픈 굴레였을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엔 싱크가 지금의 위치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BSB라는 라이벌이 존재했기 때문이 아닐까. 자신들보다 더 큰 존재가 있었기에 언제나 긴장하고 더욱 노력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예전엔 BSB가 앞서 가고 엔 싱크가 추격하는 형세였지만 현재는 서로 동등하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있다. 라이벌인 만큼 이 두 팀은 서로 닮은 부분이 너무도 많다. 출신부터 멤버구성, 프로듀서, 그리고 현 소속사까지 여러 모로 비슷하다. 물론 팬들이야 모든 걸 꿰뚫고 있겠지만 그래도 한번 그 닮은 점을 요모조모 확인해보자.

먼저 출신과 멤버구성. 엔 싱크와 BSB는 모두 미국 플로리다주 올란도 출신이며 백인 남성 5인조로 구성되어있다(이 두 팀의 활약 덕에 디즈니랜드가 있는 관광명소로만 유명했던 올란도는 '틴 팝의 산실'이라는 새로운 별칭을 얻기도 했다). 두 팀을 기획한 사람 역시 동일인물. 뉴 키즈 온 더 블록을 매니지먼트했던 조니 라이트(Johnny Wright)의 기획 아래 각각 팀이 만들어졌다.

프로듀서 진용도 마찬가지로 같다. 데니즈 팝(Denniz Pop)과 맥스 마틴, 그리고 최근의 로드니 저킨스(Rodney Jerkins) 같은 최강의 프로듀서들이 그간 엔 싱크와 BSB의 히트작들을 책임졌다. 프로듀서가 같은데 음악 스타일이라고 다를 리 없다. 보컬 하모니를 강조하고 기본적으로 댄스 팝을 구사하는 공통점을 지녀, 초보자들은 여간해선 그 둘의 음악을 분간하기 어렵다.

인기를 얻은 과정은 어떠한가. 역시 같은 케이스다. 미국인이지만 이들은 곧바로 미국에서 데뷔하지 않았다. 두 팀은 똑같이 먼저 유럽과 아시아에 진출해 가능성을 타진해본 다음, 인기를 얻자 미국으로 금의환향, 본격적인 활동을 펼쳤다. 이들을 조련했던 전(前) 매니저도 루이스 펄먼(Louis J. Pearlman)이라는 같은 사람이었다.

여기서 루이스 펄먼은 '꼭두각시의 조종자'라는 악명이 붙을 정도로 문제가 많았던 인물이다. 무리한 일정을 강요하며 BSB와 엔 싱크를 끊임없이 옥죄었고, 그들의 엄청난 수입도 거의 착취하다시피 했다. 결국 견디다 못한 BSB가 먼저 그 '압제의 사슬'을 끊고 탈출했으며 이어 엔 싱크도 치열한 법정공방 후 펄먼을 떠났다(이런 상황은 국내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이슈가 되었던 에쵸티 멤버들과 SM기획과의 마찰을 보라). 동병상련이라고 했던가. 엔 싱크가 새롭게 보금자리를 마련한 곳은 바로 BSB가 소속한 <자이브(Jive)>였다.

# 보이밴드의 한계와 비전

어찌 보면 엔 싱크도 그저 비슷비슷한 보이밴드 중 하나일 뿐이다. 그 수많은 보이밴드들 중에서 유독 엔 싱크가 해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이렇게 인기가 있을까. 멤버들이 잘 생겨서일까? 예전의 뉴 키즈나 테이크 댓과 비교해보면 사실 좀 평범한 수준의 외모다. 춤을 잘 춰서? 노래를 잘 해서? 물론 다 맞는 얘기다. 허나 그런 것들은 데뷔 후 2-3년이면 모두 밑천이 드러난다. 물린다는 얘기다. 엔 싱크는 데뷔한지 6년째이지만 더욱 더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팬들에게 결코 싫증나지 않는 즐거움을 선사하며.

그 이유는 엔 싱크 같은 보이밴드들이 지닌 한계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을 듯 하다. 앞선 루이스 펄먼의 예에서 보듯, 보이밴드의 한계는 명확하다. 애초에 기획된 팀이기 때문에 기획자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 탓에 루 펄먼 같은 악덕 매니저에게 노예문서 식의 불평등한 계약을 종용받고, 활동 내내 쉴 틈 없이 바쁜 일정에 쫓긴다(이건 좀 민감한 사안이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국내 문화방송과 연예인간의 대립도 이 문제 때문이다. 현재로선 어느 쪽이 옳은 지는 알 수 없지만 엔 싱크의 경우에는 확실히 '노예계약'이었다).

또한 트렌드에 민감해서 하룻밤에 떴다가도 그 트렌드가 사라지면 동시에 내팽개쳐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만일 이 모든 걸 극복하고 어느 정도 자유로워졌다해도 그때쯤이면 보이밴드의 멤버들은 보이가 아닌 어덜트가 돼버렸음을 느낀다. 다 큰 어른이 되어서도 마냥 신나는 댄스음악만을 할 수 있을까?

엔 싱크는 당연히 위의 한계를 모두 지니고 있는 보이밴드다. 수완 좋은 기획자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노련한 매니저에 의해 다듬어졌다. 인기를 얻고 시간이 지나자 이들은 자신들이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있음은 물론 꼭두각시처럼 조종만 당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고민 끝에 매니저에게 자신들의 권리를 요구했으며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법정 소송을 감행했다. 결국 엔 싱크는 승리를 얻어냈고, 자신들이 원하는 소속사로 이적했다. 이 과정이 중요하다. 엔 싱크는 여기서 적어도 자신들이 꼭두각시가 아니라 독립된 뮤지션임을 입증했다. 이 직후 발표한 앨범이 2집 <No Strings Attached>이며, 이 앨범은 그러한 '독립의지'가 여실히 드러나는 작품이다.

트렌드의 변화 속에서도 엔 싱크는 정체되거나 도태되지 않았다. 데뷔앨범에서 백인 댄스 팝이나 발라드만을 소화했던 이들은 다음에는 크리스마스 앨범을 내며 영역의 확장을 꾀했다. 틴 팝 열풍이 불어닥쳐 남들은 모두 백인 중심의 틴 팝에 몰려있을 때 흑인음악이 가득한 2집을 발표했다. 우연히도(?) 그때부터 미국 음악계의 흐름은 흑인음악이 대세를 이뤘다. 스타일은 고여있지 않고 늘 흐르는 물과 같았고 그때마다 팬들은 성원으로 답했다. 말하자면 트렌드를 쫓아간 게 아니라 트렌드를 감각적으로 예지하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 셈이다.

나이도 별 문제 될 게 없는 듯 하다. 엔 싱크의 멤버들은 모두 어엿한 성인이다. 가장 어리다는 저스틴이 우리 나이로 21살이고, 가장 많은 크리스는 31살이나 된다. 연령제한은 없다지만 보이밴드 멤버로서 나이를 차츰 먹어 가는 것이 무척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더욱 정력적이며 좋은 음악으로 활동하겠다"고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그 의지는 음악을 통해 실제로 드러난다. 보이밴드의 전형적 모습에서 탈피, 록에서 힙합, R&B, 라틴, 컨트리 그리고 최근의 일렉트로니카까지 다양한 음악을 수용하며 입맛 까다로운 수요자들을 만족시키고 있다. 이처럼 보이밴드의 한계와 비전을 동시에 지닌 그룹이 바로 엔 싱크다.

일렉트로니카와 영국식 R&B 등 한층 더 다양해진 새 앨범
<No Strings Attached> 이후 엔 싱크의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올 1월말에는 프로 미식축구 결승 경기인 슈퍼볼(SuperBowl) 개막식 행사에 참여해 '전국구 스타'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단일 프로그램으로는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며 그 때문에 미국 가수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서보고 싶어하는 '꿈의 무대' 라는 슈퍼볼 행사에서 엔 싱크는 아메리칸 하드 록의 자존심 에어로스미스와 어깨를 나란히 한 채 멋진 공연을 선사했다. 3월 19일에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을 식장에서 직접 소개하는 영광까지 얻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존재하는 법. 이 엄청난 수요를 창출하는 보이밴드에 대한평단의 시각은 그리 곱지 않았다. 이들의 음악이 틴 팝이라서, 만들어진 팀이라서, 캐리어가 부족해서 등등의 이유로 평단으로부터 집중타를 얻어맞았다. 엔 싱크는 이 모든 걸 묵묵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자문했다. "우리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어떻게 하면 한 걸음 앞으로 나갈 수 있을까?" 동시에 여타의 모든 비난을 불식시킬 반격을 준비했다. 그러한 고민 끝에 내놓은 야심작이 3집 <Celebrity>다.

일단 이들이 앨범에서 담당한 역할만 보더라도 일신된 면모를 알 수 있다. JC가 겨우 몇몇 곡을 담당했던 전작들과 달리 신보에서는 저스틴과 JC가 신곡 13트랙 중 10트랙에서 공동 작곡과 공동 제작을 맡았다. 이건 분명 괄목할만한 성장이며 예전의 자신들을 뛰어넘는 음악적 성과다. 그 외에 일렉트로니카 뮤지션 BT(Brian Transeau)를 필두로 브라이언 맥나이트, 엔 싱크의 든든한 후원자인 맥스 마틴과 라미 콤비, 흑인 랩 듀오 넵튠스(The Neptunes), 로드니 저킨스 등이 제작자로 참여해 매끈한 팝/R&B와 좀 더 댄서블한 앨범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작곡가 웨이드 롭슨(Wade Robson)과 저스틴이 함께 작곡한 첫 싱글 'Pop'은 일렉트로-펑크(funk) 비트와 유로 댄스 풍 신서사이저, 그리고 메탈 기타 연주가 곁들여진 강력한 일렉트로니카 댄스 넘버다. 파워 넘치기는 여전하지만 'Bye bye bye'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이 곡은 폴 반 다익(Paul Van Dyk)과 더불어 일렉트로니카 진영에서 최고의 실력파로 인정받고 있는 BT가 어레인지 및 프로듀스를 담당했다. 로드니 저킨스가 제작을 맡은 'Celebrity'나 냅튠스와 저스틴이 공동 작곡한 'Girlfriend', 맥스 마틴과 라미의 작품인 'Tell me, tell me…baby' 등 여러 곡에서 예의 펑키하고 활력 있는 엔 싱크의 음악을 만끽할 수 있다.

여기에 간간이 흘러나오는 발라드는 잠시 쉬어 가는 여유를 준다. 어쿠스틱 기타와 바이올린 연주, 그리고 가녀리지만 액센트 있는 비트가 어우러진 'Gone', R&B 발라드의 귀재 브라이언 맥나이트가 작곡한 'Selfish', 'Just don`t tell me what' 등에서 엔 싱크의 달콤하고 농익은 하모니를 감상할 수 있다.

그중 'Just don`t tell me what'는 스티비 원더가 참여, 그의 멋진 하모니카 연주까지 들려주는 곡이다. 마치 디온 워윅, 스티비 원더, 글래디스 나이트, 그리고 엘튼 존이 함께 불렀던 'That`s what friends are for'에서의 서정적인 하모니카 연주를 다시 듣는 기분이다. 여러 노장 가수들이 틴 팝 뮤지션들을 비난하고 있는 가운데 '흑인 음악의 전설'로 불리는 스티비 원더가 참여했다는 사실도 의미심장하다.

앨범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트랙은 'The two of us'. 이 곡은 영국식 R&B와 클럽 댄스를 융합한 이른바 '2(Two)-스텝 사운드'를 도입한 곡으로, 달콤한 멜로디와 흥겹고 독특한 리듬으로 듣는 누구라도 단번에 반할 만큼 매력적이다. 더 흥미로운 건 이 곡이 '영국 R&B의 신성' 크레이그 데이비드(Craig David)에게 영향 받아 만든 노래라는 점이다.

멤버 랜스 베이스는 최근 음악전문웹진 <런치(Launch)>와의 인터뷰에서 그 연유에 대해 분명히 밝혔다. "그 곡은 이제 막 미국에 상륙한 크레이그 데이비드 타입의 사운드다. 크레이그 데이비드는 우리가 아주 좋아하는 아티스트이며 우리는 그 음악을 좋아한다. 그 때문에 우리는 그 음악을 미국에 소개하려고 몇 곡을 만들었다. 'The two of us'가 바로 그 곡이다."

# Pop isn`t dead.

음악만큼이나 철학적으로도 성숙했다. 얼마 전 저스틴은 빌보드와 가진 인터뷰에서 일부 혹평에 대해 이렇게 항변했다. "비평가들에 의해 끊임없이 저주받는 것에는 이제 아주 진절머리가 난다. 우리는 결코 그들의 선입견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이 그런 의견을 내기 전에 과연 우리 음악을 듣기나 하는 건지 모르겠다." 이러한 염증은 이 앨범을 아주 도전적으로 만들게 했다. 신보는 앞서 말한 부정적 시각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며, 첫 싱글 'Pop'은 그러한 자의식을 대변하는 곡이다.

"더러운 팝! 사람들의 그런 얘기를 듣는 것도 지쳤어/ … 넌 이 음악이 왜 널 신나게 해주는 지 한번쯤 생각해봤니?/ 너의 몸이 요동치기 시작할 때 넌 그걸 느끼잖아/ 그리고 넌 멈출 수 없어"- 'Pop' 중에서

더불어 팝은 결코 죽지 않으며 단지 취향만 변한다는 주지의 사실을 이들은 강조한다. JC는 좀더 점잖게 말한다. "우리의 목적은 또 하나의 히트 레코드를 만드는 데 있지 않다. 대신 우리는 우리 자신을 음악적으로 변화시키는 좀더 반성적인 앨범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한 팝 음악이 다양한 취향에서 나온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버블 검 음악이 다가 아니라."

새 앨범과 더불어 최근 엔 싱크 팬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은 아무래도 엔 싱크의 멤버 저스틴 팀벌레이크와 브리트니 스피어스 커플의 열애소식일 것이다. 처음엔 "우린 오랜 친구일 뿐이다. 뭐 그리 심각한 사이는 아니다"라는 식으로 애매하게 피해갔지만 이 커플은 현재 공공연하게 데이트를 즐기며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연인이 되었다. 그래서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카메라에 잡히고 기사화 된다. 말도 많던 브리트니의 '순결서약'도 둘만의 밀월여행이 언론에 의해 포착되면서 우스개 소리였냐는 비아냥거림도 나왔다.

급기야 지난 6월에는 두 스타의 동반 사망설까지 퍼져 경찰과 언론사, 팬들까지 미국 전체가 한바탕 난리를 치르기도 했다. 그저 웃자고 한 어느 방송국 DJ들의 농담이었다지만 사태가 너무 심각해졌고, 결국 그 DJ들은 방송국을 떠나야만 했다. 이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는 그 둘이 너무나도 '유명인사'였기 때문이다. 이런 걸 예상이라도 했을까. 엔 싱크의 이번 타이틀 트랙은 유명인사가 되어 오히려 진정한 감정에 소외되는 자신들을 희화화해 표현한 곡이다.

"만약 내가 유명인사가 아니었다면 넌 나에게 그리 다정하게 해줬겠니?/ 내가 다이아몬드 반지를 사주지 않았다면 그리고 다른 모든 값비싼 것들을 사주지 않았다면 나에게 다가왔겠니?/ 내가 유명인사가 아니었다면?" - 'Celebrity' 중에서

신보의 수록곡 중 6곡은 지난 5월부터 필라델피아, 뉴올리언스, 디트로이트 등 미 전역을 돌며 공연한 '팝 오디세이 투어'에서 이미 선보였다. 대개 앨범 발매 후 홍보 공연에 나서는 여러 다른 뮤지션들과는 달리 앨범 발매 두 달 전에 공연에 돌입했다는 것이 좀 특이하지만 그만큼 신곡들이 더 큰 호응을 얻을 전망이다.

멤버 중 랜스 베이스와 조이 페이튼은 자신들이 출연한 영화 <온 더 라인(On The Line)>의 홍보에 바쁘고, 나머지 멤버들도 각기 솔로 프로젝트를 구상중이라는 소식이다. 그리고 최근 알코올 중독으로 요양소에 입원한 BSB의 멤버 A.J. 맥린과 관련, 빠른 쾌유를 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라이벌이긴 하지만 같은 보이밴드로서 동료애를 전하는 그들의 모습이 따뜻해서 보기 좋다.

팝 음악의 세계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무척이나 변덕스러우며 순간적인 것이다. 단순하게 덤벼서 오래 버틸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엔 싱크는 이제 팝 음악의 그 변하기 쉬운 성질에 웬만큼 적응했다. 이젠 그들에게 칭찬의 말을 건네도 별 문제가 없을 듯하다. 엔 싱크는 자기 몫을 충분히 아는 그리고 자기 몫을 충분히 하는 실력 있는 '팝'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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