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에 물든 명지산

2024. 8. 23. 15:40추억속의산행후기


★♪까꿍♪★                                                           추억속의 산행후기

2011-06-03 17:13:51


잔뜩 찌푸린 하늘에서

사연 많은 나그네의 발길인양

흐느적 거리며 내리는 빗줄기는

석달 열흘은 내릴것처럼

음산해진 회색빛 오후...

 

내일은 쨍 ~ 하고 맑게 개인다는

일기예보의 속삭임에

미소짓기도 하고

 

쏱아지는 빗방울에 온 몸을 내맡긴채

푸른 숲속의 나무처럼

가만히 서있고 싶어지기도 하였다

 

<헤헤헤..까꿍이 아녀! 나무여! ...ㅎ>

 

토네이도만 아니라면

어떤 악천후에도

주저 앉을수없는

핑크빛 설레임의 토요일

 

마음은 벌써

그대를 향하여

밝은 빛이 쏱아지는

푸른 벌판을 마구 내달리고 있었다...

 

<누구 좀 까꿍이 말려 주세염..ㅋㅋ>

 

우리예쁜 총무님께서 몸살이 나셨음일까

갑자기 불참하시어 걱정스럽고..

한편 예약없으신 동의보님께서 나오셔서

좌석을 가득히 메운 선진항공버스가

가평 명지산을 향하여 야탑역을 출발한

시간은 아침 7시였다

 

물기 머금어 한들거리는 나뭇잎들이

흐린 날씨속에도 생기발랄하게

차창을 스쳐지나가고

청평을 지나 현리에 접어 들면서

우리들이 전에 갔었던

운악산과 연인산의 팻말들이

홱홱 지나가서 반가웠다

 

장재울과 상판리를 지나

귀목 다락터 노송아래 공터에서

아비없는 고아들(?)처럼

멋대로 흩어져서 몸을 베베 꼬아가며

자유분방한 자율국민체조를 시작하였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체조선생님

혜운선배님의 빈자리가

이리도 클 줄은 예전

미쳐 몰랐어요...ㅎ

 

계곡과 능선길이 모이는곳을

길목이라 하였는데

길목이 변하여 귀목이되었다는

귀목고개(794.9m)를 오르는 초입부터

 

수정처럼 맑은 물이

옥구슬 흐르는듯

희고 넓다란 바윗돌과 작은 바윗돌

올망졸망한 자갈돌 사이로 굽이쳐 흘러 넘쳐

보는이의 마음에 솔바람같은

청량함을 용솟음치게 하고있었다

 

완연한 봄날의 화창함속에

활짝 피어난 어린나뭇잎들이

온산을 초록빛 뭉게구름처럼

맑은 햇살아래 반짝이고 있었다

 

가끔씩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귐

바위돌을 헤집고 흐르는

맑은 물소리.....

 

봄비에 씻기운

싱싱한 나무숲길을 걷는 상쾌함도

잠시뿐...

 

다락터에서 8시50분에 출발한

귀목고개까지의 한시간반에 걸친 오름산행은

어느때 보다 힘든 고행의 시간이었다

 

산길이 가파르고 험해서일까

산객들의 발길이 뜸하여

마냥 호젓하여서

유유자적하고도 싶었지만

후덥지근한 열기속에

솟아나는 땀방울

숨이 끊어질듯한 거친 숨결에

뒤로 넘어질듯

위태로운 발걸음의 연속이었다

 

연신 얼음 물통의 물을 마셔가며

호흡조절하고

가파른 오름길에 터져 나오는

종아리의 통증에 낑낑거리며

천신만고 끝에 귀목고개(794.9m)에 오르니

꿈결처럼 시야에 파고 드는 산하가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누군가 그랬다...

<여기가 강원도 아닌가요 ?>

얼마나 골이 깊고 넓어서일까...

인적없는 울창한 숲이 원시림 같아서

밤이면 별이 쏱어져 내릴것 같아서 일게야..

 

명지산은 광주산맥에 속한다고 일컫는데

태백산맥 철령부근에서 분기하여

서울 부근에 이르는 산맥을 말한다

 

광주산맥은

추가령지구대를 사이에 두고

마식령산맥과 마주보고 있으며

동북부에 명지산 국망봉

양평군에 용문산 (1157m)등의

높은산이 솟아있고

가평 포천 일대는 1.000m이상의 높은산이며

 

남서쪽으로는 점차 낮아져서

북한산(836m) 도봉산(740m)관악산9629m)등

작은 구릉의 산지로 발달되어 있다

 

경기도 가평군 북면에 위치한 명지산(1.267m)은

경기도 내에서는

화악산(1.468m) 다음으로 높은 산이다

 

귀목고개에서 왼쪽으로 가면

귀목봉(1.036m)과 강씨봉(830.2m)과 만나는데

오늘 명지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오른쪽으로 가면서

명지3봉(1199m)과 명지2봉(250.2m)을 오르고

 

명지산(1.267m)을 오른후 명지계곡으로 하산하면서

명지폭포와 승천사를 지나 익근마을에 도착하는

5시간 산행이 진행되고 있었다

 

명지산과 화악산에서 발원한 계곡물은 28km에 걸쳐 흐르며

가평천을 이루는데 아무리 가물어도 수량이 풍부하고 물이 맑아

경기도의 상수원이자 청정지역으로 관리되고 있다.

 

계곡입구에는 무명폭포와 넓은 암반지대가 있어 야영지로도 개발되어

있고 익근마을에서 2km정도에는 깊은 계곡의 보물같은 명지폭포가

자리하고 있고 백둔계곡과 화악산계곡 또한 여름피서지의명소로 꼽힌다

 

귀목고개을 올라서면서 능선을 따라 걷는 조금의 여유가 생겨서

멀리 봉긋 솟은 명지산의 산그림이 한눈에 들어오고

지나온 고달픈 여정도 언제 그랬냐는듯 깔깔거리며 걷다가

다시 가파른 고개를 넘으면서 쩔쩔매다가 3봉꼭대기에는 올라가지도

못하고 언제 지났는지 제2봉에 이르러 증명사진을 찍고 난다음

 

찬바람 때문에 아직은 채 피지 못한 나무숲에

빙둘러 앉아서 즐거운 오찬의 시간을 가졌다

그때가 12시를 훨씬 넘긴 시간이 되어 있었다

 

손수 산에서 뜯어 왔다는

드릎나물 돼지족발 고소한 파운드케익에 맛깔스런 김치

올리브유에 볶았다는 달콤한 마늘쫑의 알뜰주부 산꾼들의

솜씨자랑 진수성찬에 다이어트는 물건너 간지가 오래이고

적게 먹기 장수비법은 아무래도 지켜내기가 어려웠다...ㅎ

 

혜운선배님의 빈자리에는 참이슬도 내리지 않고 있었다

<헤헤헤...무슨소린지...저도 몰라예..ㅎㅎㅎ>

 

이제 조금만 오르면 명지산

지난밤 우박에 여린 나뭇잎들이

이제 피어난 진달래꽃들과 함께

갈잎낙엽위로 떨어져 나딩굴고 있었다

 

응달진 갈숲에는 구슬처럼

작고 동그란 얼음 알갱이들이

그대로 노출되어있어서

손에 잡고 장난치기도 하고

장난꾸러기 대장님은 연약한 여성 산꾼들에게

야구공놀이를 하고 계시기도 하였다

<에혀 ....몬산다꼬요...ㅎ>

 

땅바닥에 무참하게 떨어진 어린 잎새들과 꽃잎이

내도록 가엾기만 하였는데

길바닥에 없는듯 짙푸른 잎사귀에 별모양으로

피어난 보라색 얼레지꽃은 너무나 어여뻤었다...

<와...... 별보다 예쁘다 >

감탄사가 절로 새어나왔었다...ㅎ

 

명지산 꼭대기에 도착하였을때는

사람들의 발길도 뒤엉킬 만큼 붐비고 있어서

표지판 쟁탈전이 벌어지며 하나 둘 셋

셔터를 누르기에 한참 바쁘고 있었다

 

상쾌한 바람과 햇볕의 조화로움속에

산정상의 기쁨을 만끽하면서

아쉬운 하산의 발걸음을 옮겨 놓을때

오후 1시 33분이 지나고 있었다

 

언제 다시 오려나

기약없는 그대와 나의

이별이 주는 슬픔에

가슴 저려올때에...

 

노란 들꽃 양지가 길가에

뭉게뭉게 피어나서

햇살처럼 고운 웃음을

피워내고 있었다

 

지천으로 피어난 양지꽃 무리들은

산아래 오래도록 따라 오면서

손짓하고 있었다

<오와...ㅎㅎㅎ>

 

슬퍼할 시간도 없이

올라 오는길 보다 더욱 가파른

나무계단을 수도없이 만나고

조심스럽게 손잡이에 의지하며

얼마를 내려 왔을까...

 

이번에는 빨강 분홍꽃잎의

작은 주머니처럼 생긴 금낭화가

바위틈과 언덕백이에

지천으로 널려있었고

고개숙인 수줍은 모습으로

산꾼들의 시선을 붙잡고 놓아 주질 않았다

 

계절의 여왕 오월은

가정의 달이요

사랑과 은혜의 달이다

 

누구나 아버지가 되지만

좋은 아버지가 되기는 어렵다

 

누구나 어머니가 되지만

좋은 어머니가 되기는 어렵다

 

모든 생명이 소생하는 봄

더없이 아름다운 생명의 계절이다

 

부부의 연을 맺었고

소중한 생명이 태어나고

소중한 생명이 자라나는 토양

가정을 이룬다는 것만큼

아름답고 소중한 일은 없는것 같다

 

비와 바람에 강풍에 우박에

찢기는 고난도 있을것이고

잠못드는 슬픔도 있을것이다

 

고난과 슬픔도 나의 것이며

어떻게 받아 들이며 감내하는가에

어둠의 문을 깨어 버릴수도 있을것이다

 

<꿈이 있으면 가난도 친구>라는 명언을

전하는 18세된 재미교포 소녀 이야기..

 

원 베드룸 아파트에서 네식구가 살면서

책 살 돈이 없어 학교 도서관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집을 빌려보고

아파트가 좁아 조용히 공부할 방도 없어

방과후 집에 오면 초저녁에 잠든 다음

밤 11시에 일어나 공부하면서

명문 캘리포니아 대학에 합격하고

 

빌게이츠 장학재단의 장학생이 되었고

암의 원인과 치료방법을 찾아내는

의사가 되겠다는 야무지고 당찬

이소녀가 요즈음 내가슴속에서

별처럼 빛을 밝히며 살고 있다

 

언제나 갈팡질팡 하는 교육정책 때문에

생명을 단축하는 불행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우리를 웃기고 울리고 있기도 해서 가슴이 아프다

 

직업연계로 인한 편부모 유학이민을

제외하고 기러기아빠도 급수(?)가 있다고 하는데..

 

제1번 독수리아빠

무슨일이 있을까 싶으면

독수리처럼 쓩 ~

비행기타고 날라가는 능력있는 아빠

 

제2번 기러기아빠

아무리 급해도

계절 따라서만 이동할 수밖에 없는

무능력한 계절풍 아빠

 

제3번 팽귄아빠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뛰뚱거리며 양팔을 휘저으며 걷기 때문에

절대로 자녀와 아내를 따라 잡을수없는

미련 곰탱이 아빠

 

삶안에 진정으로 가치있는것이

무엇인지 다시한번 생각해 보면서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예전엔 밧줄을 타고 올랐을 급경사에

나무계단을 놓아서 오르고 내리기 쉽게

되어있었지만 여간 조심스러운것이 아니었다

언제라도 어느때라도 나무 뿌리가

썰매구실을 한다는것을 잊지 말았으면 하였다

 

계곡으로 이어지는 두시간이 넘는 하산길에

명지폭포를 만나고 야생들꽃이 만개한 체험농원에서

꽃처럼 환한 웃음속에 사진을 찍었다

 

천년만년을 흘러도 끊임없이 흐를것 같은

옥빛 명지폭포는 모든이들의 가슴에

행복의 폭포수로 남아 있을것이다

 

저녁 햇살이 너울처럼 내려 앉은

길가에 모여 앉아서

새로오신님들과 얼굴을 익히는 산벗님들의

맥주잔속에 깊은 우정과 사랑의 교감이

넘쳐나고 있었다

 

<솔향기에 등록되시는 분마다

솔향기의 주인이 되십니다

기쁨이 넘치는 솔향기에 등록하시고

날마다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

 

돌아오는 길은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짜증스런 정체현상이 지속되고 있었지만

누구 한사람 찡그리는 사람없이 예정시간 보다

한시간 반 늦은 8시 30분에 야탑에 도착하였다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들에게

정신이 팔려서 집에 돌아가는 것도 잃어버렸을까

눈만 빠끔거리며 모두가 웃는 얼굴에

지친 표정은 찾을 수없는 야탑역에서의 작별 ~ ㅎ

활기 넘치는 한주 되시고 좋은일 가득하세요 ^^*

 

 

2007년 5월 14일 까꿍이가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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