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23. 15:31ㆍ추억속의산행후기
★♪까꿍♪★
파로호에 잠긴 용화산(龍華山)
추억속의 산행후기
2011-06-03 17:21:05
한껏 기지개를 편 초록의 들판에
잰걸음으로
성큼 닥아선 초여름날의 햇살이
풍요로운 금빛으로 부서져 내리고
먼 산그림자를 품어 안은
북한강 물줄기를 따라
내달리던 용화산 등정의
화려한 설레임의 영롱한 꿈이
산산조각이 난것은
용암초등학교 삼거리.... !!
한여름날의
짙은 녹음이 너울처럼 출렁이는
한적한 국도변...
갑자기 멈춰선 빼곡한 차들
저멀리
알록달록 경쾌한 팬츠차림의 개미군단(?)이....
도로 가득히 달려 나오고
우리들이 진입하여야 할곳으로 꺾어지며 달려간다.....!!
<아휴....몬사릉>
개미군단의 마라톤이 끝날때까지
해가 질때까지
지켜서서 응원을 해야 할까.....
<오메...몬사릉>
9시25분
이제 곧 등정해야할 입구에서 속절없이 차를 돌려
산행 마무리 도착지점인
고성리 채석장터 새남바위골로 역주행하여
10시부터 오르기 시작하였다
바람 한점없는 계곡엔 강열한 햇볕이 쏱아져
타는 목마름에 땀방울이 샘솟았다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오는 그늘없는 땡볕길에
화상입을 염려때문에 긴팔옷을 겹쳐입고
썬그라스로 중무장을 한채
숨막히는 한증막의 고행길을
언제까지 이어가야 할까 싶었는데
맑디 맑은물이 찰랑거리는 개울을 만나고
바람에 빨려 들어가듯 뜨거워진 손을 담그면
그차가움이 시원함의 극치를 이루더라...!!
수정처럼 맑은 물에 떠도는 하얀 꽃한송이가
너무 아름다워
카메라 앵글을 들이 대었더만
물에 흠뻑 빠져 버린 커다란 나무숲이
고운꽃을 삼켜버려
울상을 하고 돌아 섰다..... <에혀...!!>
용광로처럼 뜨거운 첫여름날의
가혹한 세레머니에 놀랐음인지
아직은 개봉하지 말아야할 막걸리가
산초입부터 에너지 공급을 서둘렀다
예정된 4시간의 산행을 일찍 마치면
멋진 2차 스케줄까지 잡혀 있었지만
미워할수 없었던
예쁜 마라톤족들 때문에
우리들의 꿈을 이룰수 없었지만
그래도
무엇이 그리도 기분좋은지
모두가 화기애애하게
웃음꽃이 가득한 얼굴들이었다
언제 보아도
지치지 않는 그리움으로
온천지를 감싸안은 초록빛이
푸른하늘 아래 신비롭게 빛난다
할딱이던 가쁜 숨결도 적응이 되었음인지
아름드리 소나무숲이
시야속에 그림처럼 차오르고
하얀 찔레꽃이 푸른숲속에서
함박웃음을 지어 보일때...
산아래 펼쳐진 정감어린
마을 풍경이 아름답고
산천을 감아도는 산바람에
날개를 퍼득이며 떠오르듯
시원하여라....
<오메메...>
<요게....모꼬요...!! >
예정대로 올랐다면 2시간전에
올랐을 이곳 큰고개의 이정표를
이제야 만나서
모두가<에구구...>를 연발하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용화산(878.4m)등정에
나서고 있었다
용화산(878.4m)은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 하남면과 춘천시
사북면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지네와 뱀이 싸우다가 이긴쪽이 용이 되어서
하늘로 올라갔다하여
용화산이라 이름하였는데
글쎄 어느쪽이 이긴것인지
알쏭달쏭 궁금증만 증폭된다 <에혀...>
우예든지 간에 김부식의 삼국사기(三國史記)에는
고대국가인 맥국(貊國)의 중심지였다고 기록되어있다
산중에 용화산성이 있으며 용흥사가 있고
준령 북쪽의 성불령에 성불사터가 있다
용마굴(龍馬窟) 장수굴(將帥窟) 백운대(白雲臺) 은선암(隱仙岩)
현선암(顯仙岩) 이 있고
득남바위 층계바위 하늘벽 만장봉 주전자바위 마귀할멈바위
작은 비선대등 각종 전설을 간직한 기암이 많으며
폭포도 6개나 되어 경치가 아름답다
정상에는 남쪽으로 춘천시를 에워싼 대룡산 금병산 삼악산이
보이고 그사이로 인근의 파로호 춘천호 의암호 소양호등이 보이며
서쪽으로는 화악산 북배산이 보인다
인근 주민의 정신적 영산(靈山)이자 명산으로서
옛날에는 가뭄이 들면 화천군에서 군수가 제주(祭主)가 되어
기우제를 지내기도 하였고 요즘도 해마다 열리는 용화축제 때에는
산신제를 지낸다 용화산의 안개와 구름은 예로부터 성불사의
저녁 종소리 기괴한 돌 원천리 계곡의 맑은 물 등과 함께
화천팔경(華川八景)이라 불렀다
용화산 정상에서 3갈래의 능선이 이어지는데
우리가 처음 오를 예정이던 큰고개길과 붓다리고개에 이르는
서남쪽능선과 북쪽 화천군으로 이어지는 성불령능선
동남쪽으로 길게 뻗은 주능선인 고탄령 서야령능선이다
용화산 정상에서 고탄령을 거쳐 사야골을 타려던 계획을 바꾸어
단축 산행이 되어 아쉽지만 능선 사면이 대부분 급경사로 이어진
기암절벽이 뛰어난 산세를 자랑한다
2시간에 걸친 오르막 계곡과는 달리
큰고개 길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는
다른 산행팀들도 오르고 내리며 북적이고 있었다
정상이 저만큼 눈앞에 와있음에
마음이 여유로와서 유유자적 걷고 있는데
앞서가던 여성이 내지르는 찢길듯한 비명소리에
기겁을하고 보았더니만...
누군가 떨어트린 검은 스틱이 뱀인줄 알고 그랬다는군요
<오메나...뻗청다리 뱀도 있남요? ....ㅎ>
아고고...지네와 뱀이 싸웠다는 용화산의 전설이
되살아 난듯하여 이까꿍이도 간이 콩알 만해졌었다
용화산 정상에 이르러 열심히 기념사진 찍고
수목이 욱어진 나무그늘에 빙둘러 앉아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무엇인들 맛있지 않을까...
배추잎도 된장에 찍어 먹으니 입에 군침이
돌고 고소하고 산정상에서 야채에 싸먹는
닭모이주머니맛이란 참으로 깨소금 맛이얌....
와 ~ 맛있게 얻어 먹고 닉네임도
못 물어본 무례를 용서하시옵소서...
달콤하고 싸아한 산정상주맛에
익숙해져 버린 ~
도대체 사양하지 못하는 염치없음이
은근슬쩍 걱정스럽기까지 하다...ㅎㅎㅎ
소양호 춘천호 의암호 파라호에 둘러 싸인
용화산은 거대한 섬처럼 황홀한 공간이었다
1시40분 하산길에 올라 암릉삼거리를 지나고
버스가 기다리는 출발지점에 다시 돌아왔을때
장장 여섯시간의 산행이 마무리되고 있었다
경춘가도의 주말 정체를 피하여
중앙고속도를 달리는가 싶었는데
멀지 않은 단거리 여정에 잠은 저만큼 사라지고
차창에 비춰진 진풍경에 이야기꽃이 피었다
하필이면 상수원 보호구역에
유흥음식점과 모텔이
길가에 즐비하게 세워져서
장난감 궁전처럼 화려하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내일 모래이면 팔순이 되시는
존경하는 선배님께서
30년은 손아래 후배님에게 묻습니다
<모텔이 모하는데고?>
< .......... !!>
<자동차가 서있느거 보이께로 ..
자동차 고쳐주는데가? >
한참을 망설이던 후배님께서 답변을 하십니다
< 예 ! 선배님 운전하다가 발가락이 아프몬
쉬었다가 가는곳입니더 ~ >
아고야 내는 몬산다 ~ 하하하
<그라몬 발가락이 고장난 까꿍이도
저기서 쉬어야 것네 ?>
<선배님요 까꿍이는요 왼발가락이 고장났응께로
안쉬어도 된다카이요~ >
대답을 하고 생각해봐도 너무 웃기는
답변이 되고 있었다 ~ 으이구..하하하
<내는 한번도 모텔에 가본적이 엄슨께
우트게 생깄는지 말해도오...>
석양이 지는 북한강변의 그림같은 모텔에 대한
호기심을 내도록 접지 않으시는 선배님 때문에
눈물이 나오도록 웃고 있었다
모텔...
진정 소시민들의 바람직한
휴식의 공간일까
비극적인 일탈의 공간일까..
강바람을 타고
웃지못할 상상의 나래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있었다
퇴근시간이 지나면 일분 일초도 안틀리고
대문앞에 도착하여 <딩동 ~ >하는 남편 때문에
경기걸린 여성이 있는가 하면
저녁시간이면 행방불명 되었다가 새벽에
만취되어 퇴근하는 남편 때문에
<들어 오기만 해봐라 ~ >
밤마다 사생결단을 하지만
한번도 맨 정신인적이 없음으로
평생을 벼르다가 황혼을 만났다는 이야기까지...
그럴싸한 분위기있는 술집에
큰마음 먹고 들어갔더니
우리 때문에 분위기 깨지니까
다른곳으로 가달라고 싹싹비는
웨이터 때문에 화를 낼수도 없었던
어처구니없는 낭패감을
배꼽을 잡고 웃으면서
말할수 있는 성숙한 사람들의
멋진 사색의 공간 솔향기 산악회 ~
그대있음에
오늘도 기쁨과 사랑이 넘치는
행복한 하루였음을 고백합니다
좋은일 가득한 한주 보내시고
다음산행지에서 다시 뵙습니다
감사합니다 까꿍 ~~ ㅎㅎㅎ
2007년 6월 4일 까꿍이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