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22. 11:56ㆍ추억속의산행후기
영원(永遠)한 생명(生命)의 바다 영남알프스산 ~
추억속의 산행후기
2011-06-03 17:48:27
갈까 말까
무박산행이 주는 멋진 기대감의 뒷편에는 늘...
야간운행에 따른 불편한 잠자리가 껄그럽게
떠오르게 마련인데...
오랫만에 찾아온 감기몸살에 목소리 마저 잠겨버린 뒷끝이라
따뜻한 이불속에서 편하게 잠이나 싫것 자고 싶은
마음이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부침개 뒤집듯이
뒤집개로 예약을 홀라당 뒤집어 엎을수도 없공....우와
잔뜩 찌푸린 마음으로 주섬주섬 산행준비물을 챙기고 있는데..
(아니 젊은애들 가는 무박산행은 왜 가겠다는거야~! )
오모나...어디서 날아온 불발탄이얌...
(아...지금 모라꼬 했시요?)
(.....)
(나보고 늙었다고 했시요?)
(아니...내가 언제 늙었다고 그랬어~!)
(아 지금 말했잖아요! 늙은 사람은 가면 안됀다꼬요!!)
(...)
(#%$@&*%$*#....)
가만히 있는 벌통은 왜 건드려 가지공...ㅋ
길게 얘기해 보았자 닭이 먼저인가 계란이 먼저인가...
끝나지 않을 전쟁을 인지한 님께서
자전거앞에 매달고 댕기는 싸이키조명 랜턴을 떼어다 주면서
(얼릉 준비하고 시간 늦지 말고 가라)케서
예기치못한 전쟁은 싱겁게 휴전이 되고 말았당..ㅋ
대문을 박차고 나와서 씽글(?)되어 보는것이
우예 그리 힘든지 모르겠고
밤을 헤집고 달려가 만나야 하는 명산인지...
멋진 걸음으로 명쾌하게 종주해 낼수있을지...
영남알프스의 여덟시간 산행이
이 밤 나를 시험하고 있었다...^^*
야탑역 늦은 저녁 10시 15분...
낮익은 얼굴들 보담은 새로운 멤버들이 많았고
제시간에 오지 못한 사람들의 빈좌석이
오히려 쾌적한 느낌의 여유공간을 만들어 주는 가운데
도심을 벗어난 선진항공버스의
어둠속 질주에 몸을 맡긴채 보약같은 단잠을 청해본다
두곳 휴게소를 정차하고
새벽 2시 30분이 넘은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한것 같았는데
이제서야 본격적인 잠속으로 빠졌는가 싶었을때
(아침식사)기상을 알리는 솜다리 대장님의 음성이 들였다
눈을 떠보니 새벽 4시....
그시간의 식사란....
에너지 비축을 위한 필수조건이기도 하여서
헤드랜턴에 의지한 캄캄한 주차장 야외식탁에서
얼큰한 콩나물국에 흰쌀밥을 말아서 김치랑 냠냠 맛있게
밥알 하나도 남기지 않고 열심히 먹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캄캄한 밤
하늘에는
검푸른 비단에
보석을 뿌린듯
별이 빛난다
여인네의
가느다란 속눈썹 같은
그믐달이
유난히
커다란 샛별이
머리위에서
쏱아질듯
손에 잡힐듯
투명하게 반짝거린다...
잿빛 도시에 갖혀 버린
우리들의 잃어 버린 꿈을
찾은듯
하늘을 향한
모든이들의 가슴속에
함박꽃같은 탄성이
쏱아져 내렸다...
아...바로 그거야
우리들이 잊고 사는것은 무얼까...
이곳에서
새롭게 만나게 되는 별님 달님처럼
우리들이 생활속에서
잊어야할 기억들도 많겠지만
잊지 말아야할 소중한 일들은 무엇일까...
어둠속에서
빛나는 별빛만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수있는
사색의 시간이기도 하였다...^^*
영남알프스란 다소 생소한 느낌의 이름
영남알프스란 울산광역시 상북면과 경남 밀양시 산내면
경북 청도군 운문면등 3개 시도에 걸쳐있는
해발 1천m 이상의 7개산을 지칭하는 말이다
가지산(1240m) 운문산(1188m) 재약산(1189m)
신불산(1208m) 취서산(영축산1092m) 고헌산(1032m)
간월산(1083m)등 7개의 산으로
아름답기가 유렵의 알프스에 거금간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종주산행은 2박3일이 걸린다고 하는데
오늘 우리들은
울산광역시 상북면 배내고개에서 새벽 4시 40분에 출발하여
배내봉(966m) 간월산(1083m) 신불산(1208m) 취서산(영축산1092m)의
4개봉을 오른후
경남 양산시 통도사 매표소에 도착하는 통상 7시간의 산행코스.
캄캄한 어둠속
앞뒤 사람들의
헤드렌턴과 손전등의 작은 불빛에 의지한채
낙엽이 딩굴고
흙밭에서 굴러온듯
울퉁불퉁한 돌멩이길을
넘어지지 않으려고
엄청난 집중력을 가지고 걸으면서도
검푸른 밤하늘에
펼쳐진 별무리에 어쩔수없는
그리움의 시선을 빼앗긴다
수많은 별들의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속으로
마음은 한없이 빠져들어가고
깊은 어둠에 잠긴 숲길에는
길게 드리운 불빛무리가
산허리에 아롱지고 있었다
얼마큼의 시간이 흘렀을까
산아래의 도시의 불빛이
하늘의 별처럼 휘황찬란하다
산넘어 고개넘어
크고 작은 도시들의
불빛이
검은 비로드위의 보석처럼
찬란하게
꿈같은 아름다움을 펼치고 있었다
침묵에 잠긴 산그림자
옷깃에 스며들던 찬바람은 간데없고
송글송글 솟아나는 땀방울에
심호흡을 가다듬으며 오르기를
얼마쯤일까
배내봉(966m)의 표지석 앞
어둠속에서
기쁜마음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앞서간 일행을 쫒아 쉬임없이
걸었지만
앞 사람과의 상봉도
쉽게 내게 올듯하지 않았고
어둠속에
총총히 빛나던 별들은
어느덧
조금식 자취를 감추고 있었다
긴산행에 천만다행인것은
가파른 오름길이 길지 않으며
작은 파도처럼
오르고 내리는길이 반복되면서
경쾌하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것이었고
어둠이 조금식 사라지면서
수평선 저멀리 붉은 빛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오늘 같은날
일출까지 볼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허지만 천신만고 끝에 오른 간월산
정상에서 바라본 동해에는
짙은 구름이 길게 드리워 있었고
어느 순간엔가
솟아오른 해는 구름속에 몸을 숨긴채
달덩이처럼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간월산은 북쪽에 가지산을 두고 서쪽으로 재약산을 바라보며
남쪽으로 신불산과 맞닿아 있고 북동쪽에는 고헌산이 마주하고 있다
간월산의 간(肝)은 (곰)등과 함께 우리민족이 써오던 신성하다는
뜻을 가진 말로서 월(月)은 넓은 평온을 뜻하는 말로 주변에는
널찍한 억새밭이 있어 지리적인 위치를 명시하고 있다
간월산은 영남알프스 주능선에 위치해 있으며 신불산 북쪽의 준봉으로서
영남알프스 종주코스에 빠지지 않는 곳이며 간월산에서 발원하여
언양쪽으로 흐르는 작괘천은 온갖 바위들 사이로 옥류가 흘러
아름다움의 절경을 이루고 있다
간월산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간월재는
수십만평의 드넓은 억새밭이 은빛 평원을 이루고
잘 다듬어진 나무계단이 걷는이의 마음을
평화롭게 이끌며
조망대겸 지붕없는 넒은 사각형
탄탄한 마루 정자에는
수십명의 사람들이 울긋불긋 텐트를 치고
럭셔리한 야영을 즐기고 있었다
그곳에서도 앞서간 사람들의 흔적이 없어
숨돌릴 사이도 없이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놓여진 오름계단을 타고
비상하듯이 신불산을 향하여 발걸음을 옮겨 놓았다
간월산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신불산(1208m)은
간월산 보담은 조금 높은산이며
동쪽으로 깍아지른 절벽이 거대한 공룡능선을 이루며
바위암산의 절묘한 비경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었다
매서운 해풍의 질풍노도에 움추리고 주저앉아
쓰러지지 않기 위해 옆으로만 수많은 가지들을 뻗어내며
굴곡많게 성장한 소나무들의 기이한 모습들이
나무마다 경탄을 자아낼 만큼
아름다운 미적 감각을 지니고 있어서
장엄하고 경이로운 그모습에 수없이 멈춰서서 바라보고는 하였다
바위와 바위로 이어지는 아찔한 즐거움의 공룡능선 타기가
끝났을때 무서움을 모르는 나의 객기에
가슴이 서늘해 지기도 하였지만
양지바른곳의 때아닌 진달래의 만개에 환호성을 터트리기도 하였다
신불산은 신령님이 불도를 닦는 산이라 하였고
사람이 곤경에 쳐했을때 도와주는 신령한 산이라 하였으며
신불산에서 간월산 취서산으로 이어지는 광활한 능선의
끝없이 펼쳐지는 억새밭의 장관은
다른산에서 찾아보기 힘든 경관이라 하겠다
신불평원과 눈덮힌 고봉준령의 웅장한 산세는
신불산의 최고의 자랑거리 라고 한다
신불산에서 취서산으로 가는길
어디서 모여 들었는지
밝은 태양아래 젊은 산꾼들의 생기발랄한 모습들이
어느때 보다 신선하게 닥아오는 아침이었다
취서산을 오르기 한시간 전쯤
새벽에 일찍 먹은 아침 때문일까
배꼽시계가 10시인데도 계속 종소리를 울였음인지
넓은 공터에 자리를 펴고 동그랗게 둘러 앉아서
길이 기억에 남을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한사람씩 가지고 온 반찬은 멋진 부페식이 되고
특히 칼라님이 싸오신 과메기쌈은
인기만점 날개 돋친듯이 팔려나갔었다
동해안의 과메기가 미국교포들에게까지
그맛이 알려지면서
수출되는 바람에 동이 나버린줄 알았는데
취서산 오르기전 정상주와 함께 먹은 과메기쌈은
모든사람의 입맞을 다시게 하였으며
비타민 담뿍어린 야채와 맛깔스런 나물무침에
까꿍이의 살림솜씨가 무색해져 버렸다...^^*
(오메나 진짜로 칼라풀하신 칼라님이십니다)
가지산도립공원 구역안에 있는 취서산은
우리나라 3대 사찰의 하나인 통도사가 있는 산으로
일명 영축산 또는 영취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간월산 신불산과 더불어 산정상에서 부터
드넓은 억새능선 산행의 묘미가 일품이며
남쪽의 깍아지른 석벽이
통도사를 병풍처럼 들러치고 있어
빼어난 경관을 연출하면서 기암괴석과 고사목
노송이 어우러져 그비경이 장관이루고 있었다
영취산 오르기전의 멋진 점심 시간도 잠시
고뇌에찬 4시간의 하산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돌멩이와 돌멩이로 이어지는 돌멩이길...
잠시도 한눈 팔수없는 긴장의 연속이었는데
나중에는 지쳐서 바닥에 철푸덕 주저앉아서
맞은편 계곡을 올려다 보니
바위가 산사태로 쏱아져 내리다가 멈춘것처럼
가파르고 길게 쌓여 있었다
<저 바위들은 무순일로 저렇게 부서져 쌓여있는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변고의 깊이를 가늠할수가 없음을 어이하리...
부질없는 공상을 접고 다시 일어나서
수도승의 고결한 집념같은 정갈한 마음을 모아
한발자욱씩 발걸음을 옮겨 놓는다
<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돌을 고이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 오메나..누가 요롯코롬 심술사납게 돌멩이를 놓아두고 갔당가요? >
가다가 못가면 앉아서 쉬면서
뿔뿔이 흩어졌던 식구들을 만나기도 하였고
서로 모르는 님들께서는 통성명도 하면서
수백년 묵은 고사목앞에서
마지막 남은 따뜻한 물로 타서 마시는
귀한 커피한잔이 우리 모두에게
그리 그윽 할 줄은 예전엔 미쳐 몰랐지 뭡니까...!
영취산에서 통도사에 이르는 4시간의 고행길이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세상의 어떠한 미물도 아무 의미없이 태어나는 것은 아니라 했거늘...
종아리가 터질듯 팽창되고
발바닥엔 물집이 잡힐듯 아프기도 하고
쓰러질듯 넘어질듯 돌밭을 걸으며
아무리 골똘히 생각을 해 보아도
앞서가신 큰스님들의 불속에 넣어도 타지 않을
수행정진의 비밀은 밝혀 낼수 없었고예...
해맑은 빛속으로
우수수 떨어져 내리는
낙엽지는 소리가
시몬...
그대의 향긋한 미소처럼 눈앞에 선하더이다...^^*
우리나라 3대 사찰(寺刹)인
팔만대장경의 해인사(海印寺)
승보 사찰인 송광사(松廣寺)
그리고
불보(佛寶)사찰인 통도사(通度寺)의 전경은
짧은 내 필력(筆力)이 한스럽게 느낄 만큼
충격적인 아름다움으로 가득 했었는데요
우리들의 오늘이 있게한 위대한 유산이
그곳에서 길이 숨쉬고 있었음을 절감 하였네요
삼국유사의 기록에 의하면
신라의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불법을 배우고 돌아와
왕명에 따라 통도사를 창건하였고
승려의 규범을 관장하고 법식을 가르치며
불법을 널리 전하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이때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안치하고
금강계단(金剛戒壇)을 쌓아 승려가 되고자 하는
많은 이들을 득도케 하였다
그이후 이절은 계율의 근본도량이 되었고
정신적 근거이며 중심인 금강계단은
자장율사와 선덕여왕이 축조하여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안치한후 지금까지 잘 보존되고 있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안치하고 있어서
불상을 모시지 않는 대웅전이 국보로 지정 되었고
보물로 지정된 역사유물이 많으며
극락암 백운암 비로암등 13개의 암자가 소속되어 있다
통도사의 모든 건축물은 구성과 양식
돌하나 나무 한그루의 위치 마저도
자연과 호흡하는 불교예술의 극치를 보여 주는듯 해서
두고두고 음미하고 깨달아야 할 가슴속의 숙제로 남기면서
오늘 그곳의 향기를 맡으며
경내를 돌아 보고 울수 있었던 행운만으로도
평생의 소원을 이룬듯
행복한 포만감이 가득해서 돌아 올수 있었다
통도사를 품고있는 산과 그주위의 자연 풍광이
얼마나 멋스러운지...
극락암 정원 뜰
영취산의 산그림자가 비친다는 영지(影池) 연못 위로
돌로 빚은 무지개 구름다리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는데
수백년 묵은 소나무숲 시냇가에
무지개 구름다리가 그대로 놓여 있어서
어른 아이없이 들뜬 마음으로 구름다리에서 맴돌며 기뻐하였다
아이들이 뛰놀면 좋을듯한 맑은 시냇가에는
등어리에 줄무늬가 선명한 수십마리의 물고기들이
무리지어 노닐고 있어서 신비롭고 기이한 환희에 잠기고는 하였다
산에서 절에서 돌아오는 길가에서
사람들은 흩어졌다가 어느순간에 다시 만나기도 하면서
사람들의 무리에 섞여서 한껏 자유로운 여유를 즐겼는데
어디쯤에서인지
부르는 소리에 돌아 보니
묵무침에 파전에 동동주에 막걸리에
취향따라 한잔씩 하산주를 즐기는 산행 종착지점이었다
일년전 11월 5일 첫째주일 명성산에서
솔향기산악회와 인연을 맺으신 칼라님
칼라님의 멋진 선택에 찬사를 보내 드리면서
앞으로 좋은일 가득하시고
소망하시는 일 모두 꼭 이루어 지실거라고 믿습니다
그때의 명성산 사진에서는
아직 느티님과는 멀리 떨어져서 앉아 계시더군요
<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잃어버리신 <이어폰>의 사건은
어떻게 처리가 되셨는지 매우 궁금한 밤이옵니다
영남알프스산에서 새롭게 솔향기산악회의 회원이 되신
어여쁘신 님들이여
늘 함께 좋은 산행 참석하시면서 솔향기의 주인이 되시기 바랍니다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
자연과의 영원한 친구가 됨으로서
우리들의 삶안에서 가장 소중한 양식을 건져 올리시기 바랍니다
너무 길고 산만한 글이 되었다면 용서하시기 바라며
글 첫부분과 맨 끝자리만 읽으셔도 아무도 말리지 않습니다
언제나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그대 안의 솔향기가 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
2007년 11월 6일 까꿍이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