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산 함백산

2024. 8. 21. 11:39추억속의산행후기


★♪까꿍♪★

해와달과 별과구름이 쉬어가는 산 함백산

추억속의 산행후기

2011-06-03 18:01:12


내가 몰아쉰 거친 입김이

한순간에 하얀 얼음꽃이 되고

소백산 능선길의 아득한 눈보라속

목숨을 건 칼바람과의 사투가 엊그제 같고...

 

태백산 주목군락지의

눈덮인 하늘 정원

그 몽환의 산책길은 아직도 눈앞에 삼삼한데...

 

모산(母山)

태백산의 위용에 밀려

숨은듯 그자태를 감추인 함백산 등정일정은

알수없는 흥분과 설레임으로

한주일을 들뜨게 하고 있었는데...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소백산의 광풍을 잊었는가

 

눈부신 설국의 세계로 가는

함백산 티켓을 따내기 위하여

산행예약방 대기석에 줄줄이 사탕으로 매어달린

어여쁜 솔향기님들의 이름들을

매몰차게 떨쳐버리고 혼자 떠나지 못해

버스 2대가 출발하는

새해 첫달의 솔향기 진풍경이 벌어 지고 있었다

 

옴메나 어쩌까...

일기예보에 의하면 기온은 더욱 떨어지고

산간지방에 내렸던 눈이

일요일에 조금 더 낼릴것이라고 하여

 

무릎이 푹푹빠지고

하늘이 뽀얗게 하얀눈이 내리는 날에는

무언가 가볍게 하는것이 유익하지 않을까하는

염려스러움이 앞서기도 하였지만

 

빈틈없는 정확함과 부지런함의 대명사인

천년송 정봉조 산악대장님 솔향기부회장님의

현지확인 전화로 인해

잔치집 분위기 같은 화기애애 함속에

야탑역의 새벽 냉기를 녹이며

어둠을 헤집고

두대의 버스가 힘찬 출발신호를 울리고 있었다

 

눈길을 가야하는 어려운 산행길이라

꼬불꼬불 옛대관령 고개길이 생각나기도 하여

아무탈없이 다녀올수있기를 기원하는 가운데

 

김옥숙 소나무회장님께서 오늘 산행 인사말 후미에

이영실 전회장님에 대한 그동안의 감사와 위로의 선물로

솔향기의 이름으로 거금 10만원을 드린다고 해서

<세상에 살다 보니까 이렇게 좋은일>도 있나 싶어서

매우 기뻐하였답니다

 

솔향기의 진짜 속내를 모르시는 분들은

연말 송년회때에

전회장님에 대한 감사의 예우가 없는것은

염치없는 일이라고

저를 질타하시는양 말씀을 하셨을때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었드랬습니다

 

새털만큼의 세월이라도 흘러서

이제야 모든일이 제자리로 돌아간것 같아서

얼마나 기쁘고 마음이 흡족한일인지 몰랐었습니다

 

솔향기 산행 최고기록을 자랑하시는

박충하 선배님에 대한 감사의 위로금 전달도 있어서

기쁨이 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밤 꿈이 좋아서 였을까

아니 까꿍이에게도 거금의 위로금을 주셨답니다

에혀 못난 후기글 때문에 받지 않아도 될 거금을

받지 못하겠다고

사람들 앞에서 실랑이를 벌일 용기도 없어서

어떨결에 받기는 하였습니다만

역시 박선배님께서 저와 같은 민망함이 계셨는지

<산행 뒷풀이>를 저와 함께 하자고 하십니다그려...

<에혀...>

견물생심이라고 했지요?

그잠시 동안 함백가는길에 영월 카지노에 들려서

그돈을 백배로 뻥튀기 할 꿈에 부풀어 있었는데요

에혀..하늘 같으신 선배님의 제안을 거역할수도 없는지라

울며 겨자먹기로 하겠노라고 약속을 하고 말았답니다

<이긍...ㅎㅎㅎ>

 

차창밖은 캄캄하고

밝은 불빛아래 정다운 얼굴들은

이야기꽃을 피우며 시간가는 줄 모르다가

문막휴게소의 넓은 주차장 공터에서

운영진이 정성으로 준비해 온

따끈따끈한 순두부 양념장으로

맛있는 아침 식사를 대신하고

막힘없는 고속도로를

신바람나게 질주하고 있었습니다

 

산악지대를 올라설수록 조심스런 운행으로

산행출발지인 만항재에 도착한 시간은

11시가 넘은 시간이었으며

산행들머리가 시작된 시간은

11시 30분이었습니다

 

잔뜩 흐린 하늘에서

송이송이 간혈적인 눈발이 휘날리고

온세상이 하얀 눈속에 파뭍혀서

동화속의 주인공처럼

꿈을 꾸는듯 그마음이 풍요롭고

눈길이 부딪힐때 마다 뜻모를 고운 웃음이

함박꽃처럼 피어나고 있었답니다

 

강원도 정선군과 태백시와의 경계를 이루는 함백산(1572m)은

진귀한 기록의 보유지이기도 합니다

한강(검룡소)과 낙동강(황지연못) 그리고

동해 삼척으로 흘러가는 오십천의 발원지이며

자동차로 해발 1572.9m의 함백산 정상 부근까지 오를수 있는

포장도로가 있는곳이기도 하며

가장 높은곳에 들어선 추전역이라든가

전국최고지대에 있는 용연동굴의 보금자리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산행 하산지점인 일명 싸리재고개인

백두대간두문동재

표지석 넘어 금대봉 자락의 검룡소에서

태백시내로 들어가려면

삼수령을 거치게 되는데

이고개에서 빗방울이 떨어져 북쪽으로 흐르면

한강이요 동쪽으로 흐르면 오십천이요

남쪽으로 흐르면 낙동강 물이

된다하여 삼수령(920m)이라 합니다

 

무엇보다 소중한것은 은대봉을 넘기전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의 하나인 정암사가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겠고

천연기념물 열목어의 서식지로도 알려져 있어 기이하기도 합니다

 

자동차로 산의 고도를 치고 올라온 만큼

가파른 구석이라고는 찾아볼수 없게

조금씩 언덕을 이루고 또 평지가 나타나서

얕으막한 동네 산길을

장난치듯 하염없이 걷고 있는듯 하였는데요

 

눈밭에 굴러도 얼어서 돌아가시지 않을 만큼

바지위에 덧입는 트라우저에

속에는 스패츠까지 하고서

아이젠으로 중무장을 하고 걷습니다

 

두꺼운 방한 자켓 대신에 방한 슬랙스를 택한것이

한결 편안하고 따뜻해서 가볍게 걸을수 있었는데

흐르는 땀방울에 턱에 차오르는 거친 숨결에

가끔씩은 뒤돌아 보고 쉬면서 먼 하늘 저 뒷편에

지난주에 갔었던 태백산이 눈보라속에 묵묵히 서있어

다시한번 그곳으로 달려가는 마음이기도 하였습니다

 

일제강점기에는 전쟁물자의 수탈의 현장이기도 하였고

가난한 사람들의 삶의 애환이 처절하게 스며있는

탄광지역의 아픈 상처들은

하얀 눈속에 가려져 흔적도 없이 지워져 있었습니다

 

바닷속의 산호초처럼 가녀린 나뭇가지들 마다

사뿐히 내려 앉은 눈꽃들은 눈부시게 아름다워서

표현할길 없는 마음은

강아지처럼 눈속에서 마구 딩굴고 있었습니다

 

눈길 가는곳 마다 산골짜기마다

온갖 모양의 나뭇가지 마다 솜털처럼 내려 앉은

하얀 은백의 물결은

하늘의 향기를 품고서 기품있게 빛나고 있었답니다

 

하늘아래 첫동네 라는 별칭의 오명을 벗어 던지기 위해서

통신장비를 산의 중심에 잔뜩 설치 한것일까요

 

옛적 아무의 손길도 닿지 않았던 그때의 불편함을 벗으려

문명의 이기를 받아 들였지만 오히려 자연의 아름다운 조화를

파괴당하여 사람들의 눈길에서 멀어지는 새로운 슬픔에

잠긴듯 안타까움이 더해지는 함백산이기도 하였습니다

 

1시간 30분. 1시 정각에 눈보라에 휩싸인 함백산 정상에서

환한 미소속에 즐겁게 셔터를 터트리고 있었는데요

아휴...없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사진 찍는 옆에 가까이 서계시던 분이 방해되지 않게

비켜서시다가 그만 발이 돌뿌리에 걸려 뒤로 넘어져서

한참 동안 일어나지 못하시고 어지러워 하셨는데

제발 아무탈없이 건강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처음부터 뽀얀 안개처럼 하늘에서 부서져 내리는 눈발은

출입통제된 산길에서 점심을 먹고있는 그시간에도 하염없이

내려서 사람들의 마음을 끝없는 낭만속으로 이끌어 가고 있었답니다

 

정상주 한잔에 세상을 얻은듯 감미로운 시간에 잠기고

산정상에서 흰눈을 맞으며

따끈한 곰국에 말아먹는 밥맛도 꿀맛이었습니다

점심을 다먹고 일어날때쯤

어디서 바퀴가 우람하게 생긴 자동차를 몰고

나타난 군인 때문에 모두가 환호성을 지르며

손짓하고 박수치고 야단입니다

 

얼마나 사랑스러운 아들인가

나라를 지키는 우리의 소중한 아들입니다

눈발이 휘날리는 산위에서 얼마나 반가운 만남입니까

운전대를 잡은 군인도 손을 휘젓습니다

차를 뒤따르는 군인상사도 화답하며 웃습니다

까르르 까르르 호호 하하하 야단법석이었답니다

 

함백산을 뒤로 하고 2시부터 하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함백산을 올라 올때처럼 많지는 않았지만

한참 걷다보면 포장도로가 나와서 가로질러서 가고는 합니다

 

싸리재 고개라는 <두문동 표지석>까지

가려면 은대봉을 지나가고

은대봉을 지나가기전 왼쪽 정선군에는

정암사가 있으며

오른쪽에는 태백시가 자리하고 있었는데

이곳이 바로 가장 소중한

백두대간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곳이였습니다

 

하얀꽃 눈꽃나무 터널이 끝없이 이어지는 하산길에서

사람들은 누구나 맑은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서

웃고 떠들며 그마음을 순백의 눈속에

파묻어 하얀빛으로 물들입니다

바르고 진실한 마음은 두려움이 없습니다

 

백두대간두문동의 거대한 표지석이 있는 하산지점까지

꿈결같은 시간이 흘러 오후 4시가 되고 있었습니다

우리들은 이거대한 중심 표지석 앞에서

오랫동안 머물며 아쉬움의 셔터를 터트리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조금만 더가면 금대봉에 오를수 있고

신비로운 검룡소에 이를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30분만 더가면 휴게소에 이를수 있습니다

 

지그재그로 내려가는 포장도로에는 눈이 쌓여 있어서

남들이 지나간 자리를 따라서 룰루랄라 신나게 걷습니다

조금이라도 길을 벗어나면 눈이 발목까지 차올라서

발이 시린듯 감이 옵니다

 

내려가는 내내 거대한 스크린이 변화되는

그림을 보여 주는듯 매순간 마다

산의 풍경이 새롭고 다채로와서

환호성과 탄성을 지르며 걸어갑니다

 

이제는 끝날듯 기대하면서

모퉁이를 돌아서면 다시 나타나는 언덕길에는

솜털처럼 부드러운 눈꽃이

나뭇가지마다 만발하여 하얀 꽃밭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남다른 섬세한 감성으로 언제나

아름다운 영상을 재현 시켜내는 올드보이님의

멋진 연출로 눈밭에서 폴짝폴짝 뛰며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저장시키고 있었습니다

 

순두부와 라면으로 뜨겁게 끊인국에

곁들인 하산주는

어느 황제의 호사가 부럽지 않은 기쁨이요

즐거움이 넘치는 잔치가 되고 있었습니다

눈처럼 희고 순수한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서

이루어내는 끈끈한 우정의꽃이 활짝피고 있었습니다

아름답고 고운 사람들의 향기가 피어나는

또다른 솔향기의 잔치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5시가 지난시간 우리는 오손도손 차속에 모여서

끝나지 않은 기쁨에 찬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는데요

<에혀 왠일일까요....>

<타는 냄새 때문에 ...눈이 휘둥그래졌습니다>

달리고 있어야 할 자동차가 서있습니다

내려서 보았더니 오른쪽 앞바퀴가

흉물스럽게 뭉퉁그려져서 연기를 내뿜고 있습니다

 

조금은 한적한 국도옆에 붙여 세워둔

자동차 길옆에는

수십미터가 넘는 낭떠러지가 있고

저 밑에는 자동차가 씽씽 달리는 도로가 보입니다

<에혀... 하늘이 도와 주셨음 입니다 >

바퀴가 저지경이 되었는데

<어떻게 아무 기척도 없이 차를 요렇게 이뿌게 새울수있을까...>

신기하기도 하고 기가 막히기도 하고

아찔한 생각에 가슴을 쓸어 내렸습니다

 

우리가 가야할 방향의 도로 이정표에는 영월 제천 그리고 동강이

표시되고 있었는데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 되어있었습니다

갈길은 멀고 차를 고칠일도 어려움에 처해 있나 보았습니다

다행히도 2대의 버스중에 1호차인 우리차가 고장이 났고

일찍 집에 가야할 사람들은 2호차로 갈아 타고 먼저 떠나 갔습니다

 

남은 사람들은 달도 별도 없는 캄캄한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아직도 꺼지지 않은 하산잔치의 열정으로

신명나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펑크가 나서 집에 언제 갈지도 모르는데 무엇이 그리도 좋은가 몰러ㅋㅋ>

 

그래도 거기 남은 사람들의 마음은 하나로 똘똘 뭉쳐서

별처럼 빛나는 우정의 꽃을 피워내고 있었답니다

이구구...소녀시절에 수학여행가서 달보고 목이 터저라

노래불렀던 그때처럼 왠지 모를 기쁨에 들떠서

함께하는 동안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선진항공 전무님께서 이번 여행에 동참하셔서

송기사님이랑 함께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계셨습니다

일요일이라서 먼곳이라서 연락이 잘되지 않는듯 하였지만

두시간이 흘러간 8시 17분에 드디어 차를 고칠수 있었고

처음 출발할때 처럼 신바람나게 질주하기 시작하였답니다

 

사고났던 곳에서 얼마 멀지 않은곳

동강휴게소에서 박선배님이랑 저랑 의기투합하여

저녁식사를 함께 하기로 하였습니다

허지만 차가 고장나서

미안하다고 전무님께서 극구 내시겠다고

하시는 바람에 한턱 쏘겠다고

야무지게 꾸던꿈은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답니다

선진항공 전무님

동강휴게소에서 먹은 우동의 시원한 맛을 오랫동안

기억나게 할것 같습니다

정말 맛있는 저녁식사를 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한턱 쏘는 기쁨은 다음으로 기약하면서

<에혀...오늘만 날인감요? ㅎㅎㅎ>

어쨌던 별탈없이 야탑역에 11시 7분에

도착할수 있었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함께 있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전화하여 주셨던님과

먼저 가신님들도

모두가 함께 걱정하여 주시고 애써주신 덕분에

고맙고 행복한 산행을 마칠수 있었답니다

 

뒤에서 음식장만에 애써주신 송이령 총무님과

소나무회장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수고하시고 고생하시는 분들 때문에

앉아서 호사를 누림에 부끄러운 마음입니다

모두가 그사랑에 행복한 마음이 되고 있습니다

 

모두모두 즐겁고 행복한 한주 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2008년 1월 15일 까꿍이가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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