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기사 읽는 법

2024. 7. 20. 12:44부동산법률상식

부동산법률상식

2012-08-10 21:22:38


요즘이야 컴퓨터를 켜고 마우스를 몇 번 똑딱거리면 고급정보가 물 밀 듯 쏟아져 나오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부동산 정보”는 소위 아는 사람들만의 것이였습니다.
반면 일반인들은 언론에서 얘기해 주는 것이 부동산 정보를 얻을 유일무이?한 길이였죠.


그래서인지 요즘엔 오히려 신문에 나버리면 개나 소나 다 알아서 더 이상 쓸모가 없다는 말을 합니다만, 그래도 제가 보기엔 뭐니뭐니해도 신문이나 TV에 자주 소개 되어야 소위, “뜨는 동네”가 되는 거 아닌 가 싶습니다.


그렇다고 이런 “뜬 동네” 기사를 시시콜콜하게 찾아서 보라는 얘기는 아니고요.


오늘은 그 “뜨기 전” 기사, 그러니까 실마리? 도화선? 뭐 이런 걸 찾아보는 법에 대해 얘기해 볼까 합니다.
그럼 첫 번째, 중요기사 체크 법 !


오늘 출근길에 신문을 꼭 사서 봐야한다면 어떤 신문을 뭘 보고 고르실건가요?
당근 첫 면이겠죠?
첫 면부터 눈이 혹. 하지 않으면 500원짜리 신문을 50원에 판다해도 거들 떠 보지 않을 겁니다.


그만큼 지면의 위치는 기사의 중요도를 반영한다하겠습니다.
여러 페이지라면 맨 첫 페이지에 가까울수록, 한 페이지라면, 위쪽에 있을수록,
수평하게 있더라도 오른쪽에 있을수록, 더 관심거리가 되는 기사라는 얘깁니다.
활자가 큰 것이야 말로 할 것도 없구요.


너무도 초보적인 얘기라고 생각하실지 모릅니다만, 생각보다 그리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만약 첫 면에 실린 기사가 부동산 기사라면 눈을 부릅뜨고 꼼꼼히 읽어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단숨에 확~ 내가 보고 싶어하는 페이지로 넘겨버리기 일쑤기 때문입니다.


지금 1면에 난 이 기사를 읽을 땐 그 기사가 설마 부동산에 어떤 영향을 줄 거다..는 생각이 도무지 안든다는 거죠.


하지만 부동산은 굉장히 다양한 변수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꼭 “부동산” 면에 실린 기사만이 부동산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일어난 부동산의 폭발적인 관심들은 한번쯤 부동산 1면을 장식했던 일들로 시작됩니다.


예를 들어, 3-4년 전 “용산 미군기지 이전 확정”. 이라는 기사가 몇 주동안 1면에 실린 적이 있습니다. 저야 당시에는 집을 살 의향이 별로 없어서 그랬는지 그냥 넘겼습니다만, 이촌동에서 부동산을 하시던 28살 중개인은 이 기사를 스크랩해서 탁자 밑에 깔아놓고 손님들에게 앞으로 이촌동 건너편에 미군기지가 이전되면 분명 용산이 뜬다. 이렇게 용산의 가능성을 확신하고 기다려왔습니다.


1년 전 성수동의 땅이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매도되었다는 기사가 1면에 실린 적이 있지요. 뚝섬 고분양가 논란이 이 때부터 슬슬 고개를 들기 시작했을 겁니다.


얼마 전 북핵 얘기가 1면을 차지했을 땐, 다음과 같은 분석이 있었습니다.
북핵의 상황이 악화될 경우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가중되기 때문에 현금을 보유하려는 심리가 증가될 것으로 매도가 늘고 매수가 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사람들이 현재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슈가 앞으로 부동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 보는 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시간이 없다면, 그냥 부동산면에 나와 있는 기사만 읽으셔도 훌륭합니다. 적어도 현재의 분위기를 읽고 미래를 예상해보기엔 충분하니까 말입니다.


<참고로 지면의 위치에 따른 중요도 배분에 익숙하지 않은 분은 인터넷 신문보다 종이로 된 신문이나 잡지를 굳이 구독하시더군요.>


두 번째, 정확한 용어의 이해.


“행간을 읽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글의 숨겨진 뜻을 잘 이해한다는 의미겠습니다만, 저는 용어의 정확성을 아는 것도 기사에 숨겨진 뜻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신문에서 우리는 “시세”라는 말을 자주 봅니다.
하지만, 정작 누군가가 시세, 호가, 매도가, 매수가, 거래가의 차이를 알려 달라하면 순간 당황해 얼버무리기도 하지요.


부동산에서도 “요즘 얼마나 해요? ”하고 시세를 물어보면, “평당 2000 이요” 하고 업자분이 대답하죠.
그런데 실제 물건들을 살펴보면, 평당 2000도 있고 1500도 있고 2200도 있지 않습니까?
분명 이들은 비슷비슷한 말이지만, 사소한 차이가 있고 이로 인해 액션을 할지말지가 결정됩니다.


특히 통계 기사나 법률․제도 기사를 볼 땐 용어에 더욱 더 유의하여야 합니다.
주택보급률이 100%라고 해서 실제 1세대가 1개를 갖고 있다는 뜻은 아니지 않습니까...
기존의 주택보급률을 산정하는 기준이 분리세대 등을 포함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주택보급률 100%라는 기사는 수요예측을 왜곡하는 정보일 뿐입니다.


시세 상승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똑같이 10%가 올랐다 치더라도 평당 5000만원이면 500만원이 오른거지만, 평당 1000만원이면 100만원만 오른 것이죠.
최근 평촌이 30%나 올랐다고 하지만, 유명지역 10%오른 것과 비교해보면 실제 금액 상승은 오히려 유명지역이 더 심한겁니다.


언론은 통계를 조작하지는 않지만, 유리하게 조합할 수는 있기 때문에,
조합된 정보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정확한 용어의 이해가 필요합니다.


특히 인가, 허가, 신고, 심의, 시행, 고시, 공고, 공람, 제안, 당정협의, 입법예고 등의 개념을 명확히 알면 큰 도움이 됩니다.


세 번째, 기사 세분화하기.


기사는 내용에 따라 크게 정치/정책/경제/사회/문화/국제/연예/생활/부동산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두말 할 필요도 없이 부동산 기사는 매일 체크하고 계시겠지만, 여타 기사는 시간이 없어 다 보지 않고 넘기는게 보통입니다.
그렇지만, 사실 정작 기회를 줄 수 있는 기사는 오히려 부동산 외 기사입니다.


특히 경제부분에서 환율이나 돈의 흐름, 소비자 물가상승률이나 소비심리에 대한 기사.
정치, 정책에서는 장관급 인사나 새로운 법률이나 제도의 발의나 규제, 세금에 관한 기사.
사회에서는 교육, 사고, 지역 자치나 교통건설, 국방에 관한 기사.
문화나 생활에서는 사람들의 선호도에 관한 기사가 중요합니다.


물론 중요하다고 다 읽을 순 없겠지요.


그래서 이런 방법도 괜찮습니다.
요즘엔 웬만한 포털 사이트에서는 다양한 뉴스를 모아서 위와 비슷하게 분류해 놓습니다.
클릭 한번이면 헤드라인은 한 눈에 다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본인이 중요하다 하는 기사만 골라 보시고, 더 알아봐야겠다 싶은 건 과감히 스크랩해두세요.


하루하루 이렇게 하다보면 어느 정도 거시적인 눈이 길러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쨌든 기억해두세요.
1면에 실린 부동산 기사에서는 얻을 수 없는 미세한 현장의 움직임을 교통건설이나 지역자치 등에서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네 번째, 전후 사정 파악하기.


기사를 쓴 사람은 기자입니다.
기자의 일차적인 목적은 기사를 써서 보도하는 것이지, 그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것도, 의문의 사건을 해결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그 기사를 읽는 사람이 전후 사정을 파악해야만 합니다.


먼저 기사를 보면 상황을 단순화 시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일이 왜 생겼는지, 이번 일로 누가 이익을 볼 것인지, 이 사람이 하는 말이 진짜 이게 맞는지.


이걸 하고 나면, 좀 더 상황을 명확하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갑작스레 검단 신도시를 발표하고 그 이후에 크기가 축소되었다 확대되었다. 오락가락 한 기사를 우리는 얼마 전에 보았습니다. 눈 뜨고 일어나니 검단 신도시 미분양 아파트가 1억이 올라있단 기사도 보았죠.


이 기사는 있는 그대로의 현상만을 말해 줍니다만, 저 같은 사람이 “민망한 처사”라고 치부해버린 걸 어떤 분은 이렇게 해석하시더군요.


“정부가 바보라서 강남대체지라고 검단신도시를 발표한 게 아니다. 동남권에 치우친 개발계획을 발표하기 전에 소외된 민심달래기 북핵 위기 화해분위기 조성을 위해 정치적으로 발표된 거다. 검단 신도시는 “통일”이 예견되는 10년 후에나 도움이 됐을 카드다.”


이 분 말이 전적으로 옳다는 게 아니라, 적어도 기사를 볼 때 표면적인 현상만을 보지 말고 속내도 좀 생각해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가져온 곳 :
카페 >최영선의아름다운주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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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빛과소금|원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