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의 이중성을 제대로 이해하자

2024. 7. 13. 12:29부동산법률상식

부동산법률상식

2012-08-11 02:17:44


이상건 ‘양날의 칼’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한쪽에 날 선 칼, 즉 ‘도(刀)’가 아닌 양쪽에 날이 선 ‘검(劍)’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양쪽에 날이 선 탓에 자칫하면 사용하는 사람도 큰 해를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 현재의 의미로 풀어 보면, 양날의 칼은 자신에게 이익이 될 수도 있지만 위험이 될 수 있는 일이나 사건 혹은 상황을 말한다. 재정 관리에서 양날의 칼이란 말에 딱 들어맞는 것이 바로 ‘빚’일 것이다.


먼저 잘 이익이 되는 측면부터 살펴보자. 흔히 이를 우리는 ‘레버리지 효과’, 우리 말로는 ‘지렛대 효과’라고 한다. 시가 1억 원 하는 아파트를 샀는데, 2년 후 1억 5천만 원으로 올랐다고 치자. 갑돌이는 순수히 자신이 모은 돈 1억 원으로 이 집을 샀고, 을순이는 자기 돈 5천만 원과 은행에서 빌린 돈 5천만 원으로 매입했다. 갑돌이의 수익률은 50%지만, 을순이의 수익률은 거의 100%에 달한다. 은행 이자를 제외하고도 갑돌이 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이다. 이것이 레버리지의 의미다. 하지만 이것은 잘 됐을 때(?)의 일이다.


반대로 이번에는 위험해 지는 상황을 들여다보자. 사례는 앞의 것과 같다고 하자. 그런데 이번에는 집값이 오르지 않은 반면 은행의 부동산 담보 대출 금리가 지금처럼 8%로 올랐다. 갑돌이는 100%는 자기 돈으로 집을 샀기에 집값이 오르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조금 안타깝지만(?) 별 걱정이 없다. 그런데 을순이의 사정은 다르다. 5천만 원에 대한 이자를, 단순 계산으로, 매년 400만 원(5천만 원*8%) 을 내야 한다. 이런 경우 을순이 가만히 앉아서 매년 400만 원의 이자 부담, 즉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혹자는 이런 반문을 할 수 있을 수 있다. 단기 대출이 아니라 20-30년 장기 대출을 받으면 이런 이자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럼 이런 생각을 해 보자.




우리가 20-30년 동안 장기 대출을 받아야 한다는 것의 대전제는 바로 집값이 은행 금리 이상으로 올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80년대 말 일본에서 나타난 것처럼 집값이 하락하는 상황이 오면 어떻게 될까. 한 마디로 집은 정말 애물단지가 될 것이다. 이자는 꼬박꼬박 나가는데, 집값은 하락하니, 이는 중고자동차와 똑같은 형국이다. 자동차는 구입한 지 2년이 지나면, 시세가 절반가량으로 뚝 떨어진다. 그런데 내가 지불해야 하는 할부이자는 자동차값 하락과 상관없이 지급해야 한다. 우리는 이를 두고 ‘감가상각 되는 자산’이라고 부른다. 일본에서는 주택이 자동차처럼 감가해하자 상각되는 현상이 일어났던 것이다.


여기서 필자가 우리나라 집값이 일본식으로 폭락할 것이라는 주장을 한다고 오해는 하지 말자. 필자는 그 누구보다는 내집 마련은 자산관리의 1차적 목표일뿐만 아니라 소중한 가족들과의 보금자리를 만드는 일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필자가 걱정하는 무리한 대출이다. 부동산 시장이 장기적으로 어떻게 될 지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인구가 장기적으로 감소하면 부동산 시장은 지금과 다른 모습을 띌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분명하다. 인구 감소는 주택 수요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2020년 대 말부터 인구 감소가 시작된다. 지금 내는 이자가 적다고 지나치게 장기로 무리한 대출을 받는 것은 부동산 시장의 장기적 변화를 볼 때 위험해 질수도 있다. 또한 30대에서 20년 장기 대출을 받으면, 50세 때 모든 대출이 끝나게 된다. 거의 모든 청춘을 집을 마련하는데 바치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오히려 무리한 장기대출보다 자신이 갚아나갈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중단기적으로 대출을 받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점을 한 번쯤 생각해 봤으면 한다.

가져온 곳 :
카페 >최영선의아름다운주택이야기
|
글쓴이 : 빛과소금|원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