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24. 08:53ㆍ카테고리 없음
그대 외롭지 아니한가
어느결에
내곁에 와 버린
이 가을의 속삭임
한줄기 바람속으로
허공을
맴돌며 떨어지는 낙엽이
해맑은
눈물 방울 같아라
별이 깃들지 않는
회색빛 도시 한복판
지는 햇살에
아름 드리
은행나무 가로수가
황금색 등불을 밝혀 들고
찬란한 이별의
슬픔을 노래하는가
불꽃처럼 타오르던
지난 세월의 잔영들이
겸허한 마음으로
떨어져 누운 거리에는
아침햇살 같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희망의
샛노란 편지를 건져 올리고 있었다
* * *
11월 한달동안
입산금지 구역이된 산이 많아서
황정산에 갈 계획을 바꿔서
단양 도락산으로 가야하는 오늘
30분 늦춰진 출발시간의
여유로움속에
아직은 깊은 어둠에 잠긴 숲길을 걸어나왔다
하루가 다르게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마천루
반짝이는 네온싸인 빌딩숲에
둘러 쌓인 고층 아파트 단지엔
수십년 된 은행나무 가로수가
황금빛 터널을 이루며
길게 늘어서 있어서
슬프고 외로워야 될것 같은 이계절이
때로는 동화처럼 아름다워 지기도 하여서
고요한 침묵속에서도
행복해 질수있음이 얼마나 다행인가
도락산(道樂山 964m)은
충북 단양군 단성면 가산리에 있는 산으로
우암 송시열선생이
깨달음을 얻는데는 길이 있어야 하며
거기에는
또한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는 뜻에서
산의 이름을 지으셨다고 전한다
소백산(1440m)과 월악산(1093m)의 중간에 있는
바위산으로 일부가 월악산국립공원안에 속한다
또한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의 분기점에 있으며
화강암과 편마암으로 분포되어 있는 산이다
북에는 사인암(舍人岩) 서에는 상 중 하선암(下仙岩)등
5개의 단양팔경을 품고 있어서 경관이 빼어나며
궁터골에는 사모폭포가 명소로 꼽힌다
능선에는 신선봉 채운봉 검봉 형봉등의 암봉이
성벽처럼 둘러 쌓여 있고
도락산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신선봉에는
거대한 암반에 노송들이 솟아 있고
눈앞에는 월악산이 버티고 있다
* * *
충북 단양 상선암 휴게소에 도착한 시간은 9시 35분
오랫만에 나오신 혜운 선배님의 구령에 맞추어
간단한 준비운동으로 몸의 근육을 이완 시켜주고
새내기 솔향기님들을 반기는 환영인사가 있은후
본격적인 다섯시간의 산행이 시작되었다
산행하기 편한 약간 흐린 날씨속에
상선암 휴게소에서 바라 보이는
뽀족뽀족한 암봉들이 험한 산세를 예감케 하고 있었다
암자에 비하여 조금은 거대한 미륵불 뒤로 대웅전이 자리 잡고 있는
아담한 상선암을 조심스럽게 경유하여 오른쪽으로 조금 올라간 곳에
커다란 용이 꿈틀거리는 벽화를 모신 조그마한 <용화전>을 지나서
처음부터 급경사 암릉 산행 오름길이 만만찮게 이어지고 있었다
바위길을 지나서 철계단을 만나고 오름길 요소마다 정성스럽게
다듬어진 나무계단이 사람들을 정겹게 맞이하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솟아 오른 땀방울에
한꺼풀씩 벗어 젖힌 가슴속으로 시원한 바람이 스며들었다
왼쪽 능선을 타고 올랐다가 오른쪽 능선을 타고 하산하는
출발지점으로 다시 돌아가는 유턴 산행인 만큼
경사진 오름길을 조금씩 오를때 마다
하산길에 다시 만나게 될 건너편 능선의 큰선바위 모습이
붉게 노랗게 물들어 가는 만추의 물결에 우뚝솟아 있어
선명한 아름다움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다
상선상봉 어디쯤일까
험한 바위속에 뿌리 내렸던 앙상한 고사목이
울긋불긋한 잡목사이에서
세월의 무게를 떨쳐 버린듯 홀가분하게 서있고
바위와 바위로 이어지는 절묘한 암릉산행
제봉을 지나고 형봉의 갈림길에 오르기까지
잠시도 마음을 놓을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바위 암릉에 자생하는 소나무들의 경이로운 생명력에
모든이들이 호흡을 가다듬으며 찬탄을 금치못하고 있었다
눈길 가는 곳마다
바위 암릉을 칭칭 휘감아 돌며
뿌리 내린 름름한 기상의 푸른 소나무가
보는이의 마음속에
잊지 못할 감흥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전망 좋은곳이면 쉬어가기도 하면서
경사진 바위틈을 올랐다 내리기를
수없이 반복되는 동안
거대한 너럭바위 신선봉 앞에서
도락산을 올랐다 내려 오시는
선두팀과 솜다리 대장님을 만났다
도락산 정상 표지석 앞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다정한 모습으로 삼삼오오 짝을 이루고
찰카닥 거리며 멋진 추억의 영상을 담고 있었다
다시 돌아온 너럭바위 선선봉 정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정답게 둘러 앉아서
영원회장님이 준비해오신
감칠맛나는 과메기 야채쌈으로 인기절정속에
사치스런 점심식사가 시작되고 복분자 정상주 한잔에
세상 근심을 잊은듯
저마다 기쁨 가득한 얼굴에는 웃음꽃이 만발하였다
신선봉 정상의 바위연못은 어디에 있는것일까
숫처녀가 퍼내면 금방 비를 내려
연못을 가득 채운다는 신비로운 전설의 연못은
작지만 항시 푸른 물이 고여 있다는데
사람들의 신선놀음에 묻혀서
찾아 나설 엄두도 내지 못하고
오후 1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조심스런 하산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봉긋봉긋 솟아오른 바위암산에 푸른 소나무와
수목이 어우러진 산의 풍광은 신의 손길로 빚은
예술의 경지를 넘나든 작품의 세계라 할만큼
신비롭게 빛나는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고 있었다
조선시대 최고의 주자학의 대가로서 선비로서
성현으로 추앙받는 우암 송시열 선생의 사랑이 담뿍어린
도락산(道樂山)이란 이름처럼 아기자기한 산의 아름다움이
도의 경지를 뛰어넘어 즐거움이 넘치는 보석처럼 빛나는 산이 아닐까...
돌아가야하는 아쉬움이 크지만 비단폭처럼 곱게 물든 산하를
바라보며 언젠가는 다시오리라는 희망으로 갈림길이 나오는
형봉을 향하고 있었다
우리들은 올때처럼 갈때에도 조심하고 또 조심스런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세상은 혼자 살아 갈수 없음을 절실히 보여 주는 도락산이기도 하였다
산의 어느부분에도 이곳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만큼
철저하게 정성으로 안전설치를 하였고 급경사의 위험지역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었다
상식과 원칙과 규칙이 지켜지는 세상을 꿈꾸며
한때 존경했던 그분이 어느날 아침 갑자기
땅바닥에 버려진 새끼줄을 집으로 가지고 왔더만
그끝에 황소가 달려있었다고
변명하는 도선생의 비열한 모습을 보면서 마음 아파하던 시간....
<혁대를 훔치면 죄인이 되지만 나라를 훔치면 왕이 된다 >는
권세의 야욕이 미화되기에는 너무 밝은 문명개벽의 시대가 아닐런지 ~
정의와 믿음이 무너진 곳에서는
작은 가정의 기둥 뿌리도 뽑혀 버리고
언젠가는 비싼값을 치루고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하리 ~
형봉의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빠지면 채운봉 그리고 검봉을 지나고
범바위를 만나면 오를때 보았던 큰선바위와 작은 선바위를 끝으로
다섯시간의 무난한 산행이 마무리 될것이다
산아래 펼쳐진 조망의 아름다움이란 꿈을 꾸는듯 황홀하지만
올라올때의 힘든 오름길에 비견될 만큼 직선으로 내려 뻗은
철사다리를 탈때의 두려움에 간담이 서늘하여 지고
올망졸망한 바위암벽을 오르고 내릴때 잘못하면
뒤에 메고 있는 등산가방이 바위에 부딪치며
자신의 몸이 아득한 절벽아래로 날개도 없이 날아 갈수도 있어서
<옴메나..옴메나..>하고 속으로 얼마나 무서웠다구요 ~ 헤헤
오색의 물감으로 채색된 수화의 화폭처럼
밝게 빛나는 오후의 따사로운 햇살아래
빛나는 고운 단풍의 물결속에
거대한 바위 조각이 하늘에서 내려 꽂힌듯이
내려 앉은 큰바위 앞에서 그말없는 웅대함에 압도 당하여
사람들은 연신 찰카닥 거리며 카메라 셔터를 터트리고 있었다
아담하고 안정감있게 내려 앉은 작은 선바위를 지날때쯤
조금씩 가파른 암산이 평온하게 걸을수 있게 되었고
빨리 끝나버릴 하산시간이 아까운듯 유유자적하며
걷고 있노라니 멀리 그림엽서속의 아담한 마을풍경같은
집들이 눈에 들어오고 때늦은 장미꽃 덩클앞에서
예쁜 미소를 지으며 지나가는 시간의 아쉬움을 달랜다
산꾼들이 가장 좋아하는 종착점은 어디일까....
길가에 차려진 식당 야외 정원에는 정답고 사랑스러운
솔향기산꾼들이 희희낙낙 술잔을 높이들어 청춘을 노래하는 것일까?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사람과 사람의 만남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꾼들만의 향기로
아름다운 교감을 나누는 행복한 축배의 시간이 이어지고 있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에구구 우째 그리도 뱅글뱅글 웃음이 솟아나는 것일까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음에는 표정관리하면서 우아하게 웃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웃어서 절대로 남주지 않음으로 많이 웃어야 하는것 일까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헷갈리고 있습니다요 ~ㅎ>
솔향기님 여러분 ~
그대 있음에 오늘 하루가 너무 행복 하였습니다
늘 고맙습니다 ^^*
그리고 늘 감사합니다 ^^*
2007년 11월 13일 까꿍이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