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달이 머물다가는 월류봉

2023. 4. 22. 18:50카테고리 없음

요란한 홍천강 자갈밭 댄싱의 휴유증(ㅎㅎㅎ) 때문일까

까꿍이의 산행 역사에 갑자기 급제동이 걸리면서

생각지도 않은 일로

먹구름이 끼인 하늘가로 엉킨 실타래의 아우성같은

매미들의 합창속에 무료한 나날을 갈가 먹다가

화려한 비상을 꿈꾸는 나비처럼

정성스럽게 새벽4시에

알람시계를 마춰두었으나 무슨생각을 하다가

울림버튼을 누르지 않아서

그시간이 먹통인채로 지나가고

아침 6시 핸드폰 모닝콜 소리에 혼비백산하여

양치질만하고 오리지날 얼굴로 택시를 타고

야탑역에 6시 30분 조금 늦은 시간에 도착하여

부끄럽고 민망하고 죄송스러운 가운데 반가운님들의 얼굴을

3주만에 볼수있어서 포기하지 않고 기를 쓰고 달려나온

그용기에 나스스로에게 고마움의 박수를 보내며 기뻐하였다

 

산행지 월류봉.....

대한민국지도 어디에 붙어있는 산일까...

버스 맨앞좌석에 류대장님이 앉아 계신다

<따르릉 .... 류대장님 월류봉이 워디래유? 전라도래유? 충청도래유? >
<충북 영동이래유 ~ ㅎ>

때로는 산행지에서 돌아오는길에 누군가 어디산에 갔다왔냐고 물으면

유명산이 아님 얼릉 대답이 튀어나오질 않아서 당황 할때가 많다

흔들림없는 내일의 행복을 위하여

가는곳마다 산정상 표지석앞에서 증명사진 찍듯이

달달 외워 두어야할 숙제 같기도한 산의 소재지...하하하

 

한 여름날의 먹구름이 천둥번개를 간직하고

가슴속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어도

여행은 무조건 유쾌하고 삶안의 생명수처럼

싱싱한 활력소가 되는것 같다

 

얼마쯤을 달렸을까

뽀얀 물안개속에 주룩주룩 내리는 빗줄기가

고속도로를 겁없는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 바퀴에

분수처럼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면서 미끄러지듯이 내달린다

 

차창에 하염없이 내리는 빗물이

가슴속에 하염없이 내리는 눈물 같아 보인다

우산도 없이 저 빗속을 걸으면 내 눈물을

감출수가 있어서 편안하고 자유로울까....(ㅎㅎㅎ)

삶은 때로 혼자만이 누릴

조그마한 공간과 시간 마저도

허락하지 않아서 숨막힐 때가 있다

 

억겁을 되풀이하여 맞이하는 아침이

매일 새로운 아침이듯이

사람의 모습 또한 단하나도 똑같지 않음에

우리는 서로 다른 삶을 살며 울고 웃는 것일까...

 

그 다양함 속에서도

사람들은 두가지의 색깔로 분류된다고 여겨진다

행과불행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것이어서

긍정과부정 어느쪽의 성향으로 구성되어진 사람인가에 따라서

확연히 다른 형태의 삶을 살지 않을까 생각되어지는 것이다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사람은

행복을 손에 들고도 찾고 있는것은 아닐까.....

 

 

매사에 긍정적인 사람은 자기자신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너그럽고 남에게 해악을 끼치지 않는다

매사에 부정적인 사람은 확고한 자아의지가 약하여

어떤일도 자신의 탓으로 돌리지 못하고 남을 탓함으로서

부정의 악순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그자신이 행복할수 없으며 타인에게도 빛이 되지 못한다

 

산다는것은 참으로 끝없는 자기자신과의 싸움인지도 모르겠다

 

지난 날들속에 기쁜날보다 괴롭고 슬펐던 날들이 많았음에

우리는 늘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작은 풀꽃의 마음으로 살아야 함을

알기에 오늘 하루도 소중히 보내고 싶은것이다

 

언제나 긍정적인 일에 도전하면서 사는 삶은 신선하다

타의에 의해 부정적인 일에 시간을 허비하고 사는것이야말로

가장 슬픈일이라 생각되어진다

 

하늘과 땅에 온천지에

쏱아져 내리는 은빛 물방울들이

푸른대지를 어루만지며 용솟음쳐 오르고 있었다

<비야 내려라!>

<생의 온갖 어둠 마저도 맑게 정화시키며 씻겨 내려라 !>

 

비오는날의 천둥번개에 놀라서 사람들은 오지 않은 것일까

넓직하게 자리잡고  편히 앉은 사람들이 20여명...

오히려 가족적인 분위기가 되어서  재미난 이야기꽃이

쉬임없이 이어지는 바람에 버스안이 웃음바다가 되어버렸다

 

백두대간과 금강을 동시에 껴안고 있는 충북 영동은

감나무 가로수와 당도 높은 포도의 산지로 유명하다

9시 50분 우천리에서 산을 오리기 시작할 무렵엔

그처럼 신나게 쏱아지던 굵은 빗줄기는

우리들을 위함인가 오는듯 마는듯

얼굴을 간지럽히는 이슬비로 변해 있었다

 

지도상으로 느티나무 있는곳을 찾으며

풍요로운 포도밭 농가마을 입구에서 헤메이고 있을때

인심 좋으신 동네 어르신의 친절한 안내로

우리가 찾는길 보다 오르기좋은 길목으로 산오름이 시작되었다

 

이 빗속의 산행이 얼마 만인가

비에 젖어서 흠뻑 젖어서 나중에는 신발속까지

질퍽거려서 걸음을 옮겨 놓기도 버거운 우중산행이

산꾼들의 가슴에 어느덧 좋은 추억거리로

자리하게 되는 비오는 날의 여름 산행.... 

 

비를 맞지 않으려고 단단히 벼르고 입은 우비가

한증막처럼 뜨거운 땀의 열기로 덥혀지고

비를 맞으나 땀에 젖으나 옷이 젖는 것은

어쩔수가 없는지라

산 중턱에서 비옷을 벗어 젖히니

시원한 비바람에 하늘을 나를듯이 상쾌하다

 

400.7m의 얕으막한 월류봉(月留峰)은

달 떠오른 모습이 얼마나 유정 하길래 월류봉일까....

 

우암 송시열 선생이 후학들에게 강론을 펼쳤다는

한천정자는 어디에 있는것일까....

 

흐르는 땀을 씻어내며 한두번 쉬며 산길을 오르니

눈앞에 아련한 마을 전경이 펼쳐지고

굽이쳐 흐르는 강줄기가 손에 잡힐듯 반짝거린다....

 

깍아지른 절벽이 양면으로 무서운 입을 벌리고 아득한데

푸른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눈바람 인양 마냥 청량하였다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어느결엔가 산정상에 이르렀을 즈음

내눈을 의심할 전경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언젠가 강원도 어느산행지에서 보았던

한반도지형이 이곳에도 똑같은 모습으로 놓여있었다

다만 오른쪽 울릉도의 지형이 남북으로 길고 강원도 보다

수십배는 크다는것 빼고는 너무나 가슴 뛰게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진짜로 울릉도가 저렇게 크다면 월매나 좋을까....호호호>

 

한참 동안을 사진 찍느라고

요리조리 카메라 앵글을 맞추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월류봉 아래로 유유히 흐르는 초강을 따라

수려하게 펼쳐진 자연풍광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한천팔경이라 한다

 

굽이쳐 흐르는 강줄기

산기슭 ....

우뚝솟은 산봉우리에 세워진 작은 정자는

자연경관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보석처럼 아름다웠다

 

흰도포 자락을 휘날리며 말 달리는

멋진 풍류를 즐겼을

옛선비님들의 발자취가 파노라마처럼 스치고 지나간다...

 

한천정자에는

밤이면 별이 내려와 머물고

깊은밤 산봉우리에 달 떠오르면

시인 묵객의 가슴에 시심의 향기가 피어 오르던 곳....

 

한천정자에서 보면

산정상에 솟아 오른 달이

크고 작은 능선을 따라 오래도록 산봉우리 마다

머물며 사람들의 가슴속에 잊지 못할

달의 정취에 빠져들게 하였음직한 비경을 간직한 월류봉....

 

묵향에 젖은 옛시인의 마음으로

검은 먹물 듬뿍 찍어서

멋들어진 시한수 지어

한천정자에 걸어두고 갈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무리 골똘히 생각을 해봐도

텅빈 가슴속에서 딸꾹질 소리만 요란하네

에혀.....

 

경치가 아무리 좋아도 묵어야 사는지라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도 묵어야 사랑을 하는지라...<ㅎㅎㅎ>

 

보기만 하여도 가슴이 콩콩뛰게 하는

사랑스런 총각대장님께서 우리가 산에 오르기전

점심은 산에서 내려와 매운탕집에서 한잔 쏘면서 즐겨야 하신다기에...

 

그 달콤한 대장님의 말씀이 떠오르자

언제 다리가 아팠느냐는듯

쏜쌀같이 정상에 올랐다가 총알처럼 하산하기 시작하였다..<ㅋㅋㅋ>

 

초강의 유연함을 닮아 버려서 일까...

유유자적 힘들지 않은 산행에 모두가 행복한 마음으로

뜨거운 메기매운탕에 술잔을 부딪치면서 살아가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었다

 

웃는얼굴 고운얼굴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 오지 않으며

자신앞에 놓여진 삶앞에 꾀부리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그대의 모습은 산을 닮았다

거친 비바람을 이기며

벼랑끝 바위암벽에 뿌리를 내린

사철 푸르른 노송은 의연하고 아름답지 아니한가...

 

부어라 마셔라...

맑디 맑은 참이슬에 옛선비님의 풍류가 이만하였을까...

매콤달콤한 메기매운탕의 쫄깃한 고기맛에

냄비속 생선토막 찾기 쟁탈전이 벌어지고

라면까지 넣어 끊인 마지막 국물 한방울까지

호로록 삼키며 멋진 점심시간이 마무리 되고 있었다

 

아쉬운 작별의 시간....

짧은 산행에 시간이 넉넉해서 일까

누군가 기여코 월류봉밑 초강에서

한바탕 풍류를 읊어야

향기의 자존심이 살아난다면서

강가로 가기를 간청하여서

비단결같은 강물에 빠져서 한참동안이나 퐁당거렸다

 

남정네들이 물속으로 한발자욱씩 들어가서

강물이 깊어지고 물살에 떠내려 갈까 비명을 지르는

애타는 짝꿍의 사랑 표현에 모두가 합창을 하고

소리지르면서도 유쾌하게 깔깔거리고 있었다

<에구구...부러버라 ㅎㅎㅎ>

 

자연앞에선 누구나 동그란 마음이 될까...

푸른 강물에 담뿍 적셔진 마음들이

화사한 꽃처럼 부풀어서 돌아오는길....

 

언제 강을 건넜을까..

얼떨떨님이 강저편 작은 정자가 솟아있는 강기슭을 향하고 있었다

 

서울로 출발해야 할 시간은 가까워 오고

아까 건넜던 길로 다시 돌아 가기는 너무나 먼것 같고

그냥 건너야하는 강폭은 만만치가 않아 보였다

 

사람들은 버스밖으로 몰려 나오고

몇몇 젊은 친구들은 강쪽을 향하여 뛰어가고 있었다

이까꿍이는 속수무책으로 버스가 정차한 언덕길에서

사랑의 염력으로 얼떨떨님이랑 위험한 물살을 헤치며 강물을 건넌다...

 

에구...손에 들고 있었던 무엇이 떠내려가고 있었다

그것을 줍겠다고 휘청거리며 함께 떠내려 가는듯

쫒아가는것을 보고 모두가 간이 콩알만해져서 외마디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모든 사람들의 응원속에 무탈하게 강물을 건널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꽃보다 아름다운 남자 얼떨떨님...

솔향기 고운 여성들의 마음속에

들꽃 한묶음씩 안겨 줄줄 아는

사랑스런 남자 얼떨떨님....

왜 진작에 못 만났을까....ㅎㅎㅎ

아쉬움 가득하게 하는 어여쁜 남자 얼떨떨님이

월류봉 산행의 멋진 대미를 장식하면서 버스에 오르자

오후 3시 46분에 서울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사람들은

이보다 더 멋진 산행은 없었다고

행복한 마음에 젖어 있는 동안

비가 말끔히 그친 고속도로를 달려서

6시 30분에 야탑역에 도착할수 있었다

 

더욱 멋진 산행이 ...여행이 기다리는

주말을 기다리면서 모두모두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07년   8월  7일    까꿍이가 전합니다 ^^* 

 

 

 

                 * 어떤 좋은 음식도 사람에 따라서는 독이

                        될수 있음을 기억하시고 까꿍이가 이공간에

                                오래도록 머물수 있도록 도와 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