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팔봉산 해산굴에서 다시 태어난 청사모 솔향기사람들...

2023. 4. 22. 18:49카테고리 없음

푸른 하늘

하얀 구름 사이로

한층 가까이 달아오른

태양의 열기가

 

사람들의 권태로운 일상의

리듬을 깨트리면서

달뜬 마음으로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무작정 내달리게 유혹하는

눈부신 태양의 계절

7월....!!

 

7월은 사람의 마음을

단순화 시킨다

 

계절이 주는

변화무쌍함 때문일까..

 

아침에 눈을 뜨면

밝은 햇살아래

모든것들이 생기 발랄하게 움직인다

 

하늘 거리고..

나풀 거리고..

적당한 노출이 빚어내는

젊은 여성들의 옷차림 마저도

 

때로는 유쾌하고

경쾌하고 섹시하다...

 

절대불변의 믿음속에서

불타오르던 첫사랑의 언약처럼

타는듯

뜨겁게 쏱아지던 햇살도

 

바람처럼 몰려오는 먹구름에

폭포수같은

소낙비를 내리고....

 

이제 다시는

오지 않을것만 같은

절망의

검은 구름에 온전히

매몰되어 갈 무렵

안개 자욱한 산그림자위로

쌍무지개를 피워 내던

어느 비오는 날의 대승령 고개의

감미로운 기억이여...

환희로움이여...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울림은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것은

하나도 없다는 깨달음이요

슬픔과 기쁨 또한

영원하지 않음에

오만하지 않고

겸허한 마음으로 돌아 가게하는

천연덕스러운 지혜로움이여

 

우리들 마음에 언제라도

희망의 불씨를 꺼버리지 못하게 하는

위대한 힘의 원천이 아닐까...

 

만남과 헤어짐의 삶의 여정속에는

보이지 않는 숱한 인연의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지 아니한가..

 

다행스럽게도 우리에게

이계절의 햇살처럼

밝고 다정한 모습으로 닥아오는

좋은 인연이 있어

가슴 설레이게 하는 이아침..

 

오늘은

강원 홍천 팔봉산에서

속초 청사모 산악회원님들과 솔향기님들의

합동산행이 예정되어 있는 뜻깊은 날이다

 

몇일 전부터 일기예보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즐거운 소풍날을 꿈꾸는 아이처럼 기대에

가득한 날들을 보내었는데...

 

일본열도를 강타하며 지나가는

마니태풍이 요란한 가운데

 

흐렸다 개었다

가슴 졸이게 하는

하염없이 내리던 이슬비

때로는 바람을 타고

줄기차게 내리던 빗줄기는

이아침 어디로 간것일까..

 

가을 하늘처럼 파란 하늘에

따가운 햇살이 쏱아지고

푸른 강줄기를 따라

곱게 단장한 집들과 논밭이

그림처럼 차창밖으로 지나간다

 

양평을 지나고

어느해 겨울 한번와 보았던 대명

비발디파크를 지났을때

 

팔봉산은

유유히 흐르는 홍천강의 푸른 물줄기에

둘러 쌓인채

 

올록볼록한 여덟개의 산봉우리가

병풍을 펼쳐 놓은듯

푸른녹색의 물감을 뒤집어쓰고

속삭이듯 잠잠하게

들뜬 마음의 우리일행을 맞이하고 있었다..

 

8시 30분... 

두시간만에 신명나게 달려왔다

9시까지 도착하기로 되어있는

청사모회원들을 기다리면서

 

제법 살갗이 따가와지는 햇살 아래

홍천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쾌청한 날씨 마저 우리편인 오늘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었다...

 

청사모산악회...

내가 처음으로 들었을때는

청솔모산악회라고 하는 것처럼 들려서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물어 볼수도 없고..

속으로 눈을 흘기고 있었다...

 

예쁜 우리 토종 다람쥐를 잡아 먹는

청솔모형님 다람쥐들인줄 알고...크하하

속초시에 우뚝솟아 있는

자랑스런 청대산 지킴이님들....

청대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청사모인것을 오해해서

마니마니 죄송하옵니다...호호

 

동쪽과 서쪽으로 대관령을 사이에 두고

멀리 멀리 떨어져 사는 우리들은

어찌하여 인연을 맺고

이귀한 만남의 시간을 자축하는 것일까요..!!

 

일년전인 2006년 10월 24일

청명한 가을날이었어요

한계령에서 출발하여

십이선녀탕 산행을 갔던날...

<열두선녀님들의수다...산행기>

 

대승폭포앞

넓은바위 위에서 속초의

미녀아줌씨와 장난끼 졸졸 흐르는

꽃미남 가나다라 산악대장님의

부적절한 눈맞춤이 빚어낸

대형사고였드랬어요...ㅋㅋ

 

수많은 솔향기 미녀들을 제쳐두고

어여쁜 청사모 여성회원에게

필이 꽂혀버린

대장에게 자존심을 구긴 까꿍이의

거센 항의에도 불구하고

청사모님들과 솔향기님들의

첫대면의 역사적인 합동기념 촬영까지

꽈당하고 찍어 부맀지요...ㅎㅎㅎ

 

어쨌든 산악대장님의 낚시 솜씨가

대단하기는 합니다

한마리 낚으려다가 통째로 낚아 올렸으니요....

 

이루지 못할 부적절한 이 러브스토리는

전파를 타고 무르익어 갔드래나봐요..ㅋ

 

눈내리고 바람부는 날들이 흘러가고

한해를 지나서

2007년 1월 26일에는

솔향기님들이 속초로 달려가면서

 

청사모님들과 함께

너무나 멋진 울산바위

산행을 하였으며

그날 오후 호텔광장 앞에서

 

저녁노을을 바라보면서

잊지못할 가든파티에

환호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9시 정각...

팔봉산 유원지 주차장에 도착한

청사모회원님들과의

다정한 만남의 인사가 오갔으며

넉넉한 3시간의 산행후

유원지식당에 마련된 점심식사를 함께 하고

청사모님들이 준비해온 음식으로

제2차 홍천강 물놀이 라이브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활짝 개인 우리들의 마음처럼

한여름날의 햇볕이 작열하는

텅빈도로를 따라

청사모회원 27명 솔향기회원 48명

총 75명의 산꾼들이 팔당교를 향하여

나란히 걸어가는 모습이

보기만 하여도 마음이 흐뭇하여

찰카닥 찰카닥 사진을 찍어대고 있었답니다

 

팔봉산

제1봉을 오르기 위하여

매표소에서 줄을 서고 있었는데요

<저기 보라>는

누군가의 손짓에 눈길이 가있는곳..

 

매표소 정문앞에 솟아있는

돌로 정교하게 조각된 남성심볼 때문에

기절할듯이 웃음이 터져 나왔고

 

매표소옆에

나무로 조각된 좀더 커다란 남근상은

더욱 실감나게 사람을 웃기는 지라

배꼽이 빠질뻔하여 매표원에게

 

<요로코롬 웃겨도 되냐>고 따졌더만

<요산은요 음기가 쌔서 그랬더래요!!>합니다 ~ ㅎ

 

한참을 웃다가 늦을새라

일행을 따라 나섰는데

처음부터 만만찮은 생각이 문득 들어서

웃음이 쏙들어가는 긴장감이 맴돌았습니다

 

출렁거리는 길다란 철다리를 통과하고

바위암벽 곳곳에 설치된 밧줄을 잡고

온몸의 체중을 끌어 올린다는 것은

예전처럼 만만히 여길 문제가 아니였으니까요..ㅋ

 

오름길이 가파른 만큼

보여지는 전망은 금새 눈앞에

아름답게 펼쳐 보이고 있었습니다

 

산세가 험한만큼

사람들의 안전을 위한 밧줄과 쇠파이프로

연결된 철책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제1봉에 올라 작고 아담한 표지석앞에서

멋진 사진 한방씩을 찍었답니다..ㅎ

 

제2봉에 갈려면

다시 내려가야 하는데

어느산이고 내려가는것은

왜 그리도 아깝게 생각되는 것일까요 !

죽을힘을 다해 올라온것 때문일테지만..

 

제1봉에서 8봉까지 오를려면

올랐다 내렸다를 몇번씩이고

되풀이 해야한다는 생각을 정리하면서

 

제2봉에 올랐을때

표지석옆 조금 떨어진곳에는

작은 암자 한옥지붕이

하늘을 향한 사람들의 염원이 깃든

최상급의 기도처란 생각이 들면서

 

내가 진작에 이곳에 왔었더라면

아들 쌍둥이 정도는 점지 받고 가지 않았을까 ..

여기면서 웃음이 솟아 나왔습니다...하하하

 

제3봉(327m)은

팔봉산의 가장 높은 정점이기도 한데

어느 한곳도 마음을 놓을수 없는

험난한 바위 암산이지만

 

뛰어난 전망이 아름답게 시야에 들어오면

고난의 시간을 잊은채

천금같은 성취감으로 기쁨에 잠깁니다

 

제4봉

산모의 고통을 체험으로 일깨워준다는

해산굴이 있는 제4봉앞에는...

 

줄줄이 사탕처럼

다시 태어나고 싶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긴행열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촘촘히 서있기도 불편한 낭떠러지같은

가파른 암반내림길에서 길게 늘어선 사람들...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는 지루함에

우측으로 빠지는 샛길을 택하여 삥돌아서

제4봉 해산굴 정상에 오르니

좁게 뚫린 바위돌 사이로

 

먼저 배낭을 밀어 올리고

누워있는 자세로 손을 뻗어 올리고

힘차게 바위를 박차고

위로 솟구쳐 올라 와야하는

해산의 진통을 체험하고 있었는데요

 

체중이 막중한 사람은 밑에서 밀어주고

위에서 잡아 당겨야 하는 어려운 산통을 겪는지라

언제나 이곳은 정체되고

혼잡한 모양새가 변함이 없을듯 하였고

 

이굴을 한번씩 통과할때 마다 다시 태어나는 것임으로

무병장수한다는 전설이 있어 <장수굴>이라 하기도 하는데요

 

굴앞에서 한명씩 끌어 올릴때마다

<싱싱한것 올라왔다...아담한것 올라왔다>하며

누구나 할것없이 웃음꽃이 만발하고 있었답니다..ㅎㅎㅎ

 

제5봉은

오르며 굽이쳐 흘러가는 홍천강의 물줄기와

평화로운 마을전경에 마음이 사로잡히고

 

제6봉에서는

언제 다시 내려갔다

올라가야 하는가 하는

걱정 일랑은 까마득히 잊은채

 

제7봉에

올랐다가 내려가는길에

토실토실한 감자를 쪄오신 축구사랑님부부

맛깔스런 쑥떡을 해오신 예쁜 들국화님...

 

보고 또 보아도 질리지 않은 홍천강의

아름다운 전경을 눈요기 삼아

비좁은 바위산 모퉁이에서

꿀맛같은 간식을 먹으면서

희희낙낙 하였답니다

 

제8봉

진짜 힘든 산행의 정점으로 알려진

험한 오름길에는

위험표지판이 붙어있었고...

자신없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바로 하산해야 하였습니다....

 

여기서도 아까처럼 길게

줄서기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기다림에 지친 성급한 사람들은

직벽에 가까운 울퉁불퉁한 바위암벽에

손과 발을 스파이더맨처럼 옮겨 놓으며

리찌산행을 감행하고 있었습니다 ~윽

 

아차하는 순간이면

십여미터아래 바위돌위로

떨어지는 참극이 눈앞에 선해서

아무말 못하고 숨을 죽인채

바라보고만 있다가 ...휴 하고

가슴을 쓸어 내립니다

 

밧줄과 거친 바위암벽과의 힘겨루기는

피해 갈수없는 운명같아서

한순간 손에 힘이 빠져나간다면

어쩌나하는 공포감에 가슴이 저려오면서도

혼신의 힘으로 정상에 올랐을때의 마음은 

하늘을 날을듯한 기쁨이 솟아납니다

 

팔봉산....

올랐다 내려갔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오르고 내림길의 지루함이 잊혀지는 아기자기한산

험하지만 아름다운 산세에 압도 당하고

굽이굽이 돌아가는 홍천강의 수려함에 매료되어

하산하는 그길이 음악처럼 감미롭습니다

 

마지막 팔봉에서 하산하면

홍천강과 만나는 지점부터

강물과 맞닿은 길을 따라 

우리가 아침에 건넜던 팔당교까지

철판으로 이어진 좁은다리와

쇠줄로 엮어진 그네같은 위태로운

그물길을 밟고 양쪽으로 설치된

밧줄을 잡고 걷기도 합니다

 

굴처럼 파인 큰바위밑을 통과하기도 하고

발아래 물속에 노니는 어린 고기들이 군무를 추듯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본다는것은

깨어나지 말아야 할 꿈처럼 아름답기도 하였답니다

 

어떤이들은 멀리 보이는 팔당교까지 가지 않고

바지를 동동 겉어 붙이고 물살을 헤치고 강을 건넙니다

 

삼삼오오 짝을 이룬 등산객들이 손에 손을 잡고서

함께 홍천강을 건너기도 하였습니다

 

둘씩 혹은 혼자서 깊게 내려쓴 모자에 열심히

고기잡이 삼매경에 빠져 버린 남성들의 모습에서

앞서가는 세월의 흔적을 낚아 올리는듯 여유로운 

강태공의 풍모가 떠오르기도 하였습니다

 

점심예약이 된 식당에 도착하였을 때는 12시 30분

한방가득 두방가득 모두가 함께 모여 앉아서

뽀글뽀글 끊어오르는 민물매운탕 닭도리탕과

이곳의 특산물로 만든 산채장아찌와 산나물에

화기애애한 달콤한 점심시간이 흐르고

 

팔봉산 해산굴을 함께 통과한 청사모님들과 솔향기님들은

한형제자매가 되었다는 기쁨에 취하여 술잔을 높이들어

<위하여>삼창을 몇번씩이고 감격에 겨워 합창하고 있었습니다

 

유속이 빠르지 않은

온화하기 그지없는 홍천강 물줄기를 따라

드넓게 펼쳐진 자갈밭 강변에 마련된

두개의 대형 그늘막속에서

우정의 향연이 펼쳐지고 속초의 명물인

감칠맛나는 두 종류의 오징어회무침이

참이슬과 맥주와 어우러져 

더욱 깊은 우정의 마음을 수놓게 하고 있었습니다

 

솔향기의 멋쟁이 왕대포님의 열정적인 선봉에

떠오를 만도한 흥겨운 노랫가락들은 어디로 자취를 감춘것일까..

 

모니터 화면을 보지않고는 한곡도 떠오르지 않는 노랫말 때문에

어리둥절한 비감에 젖을때 아리랑 고개 를 넘어가듯 잘도 넘어가는

동해쪽 식구들의 구성진 음율에 자갈밭 백댄서로서 온몸으로

화답하며 흔들어 대다가 홍천강에서 혼절한 스토리.....

까꿍이의 스토리...

에구구 부끄러버라 내는 몬사다꼬요  ~ 하하하

 

자비로운 어머니의 품속같은 따사로운 홍천강의 물줄기에

동화되어 물속으로 깊이 잠수하여 자갈돌로 살고 싶었지만

사람들이 기절하고 끄집어 내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왔었어라....아하하하

 

소리없이 유유히 흐르는 홍천강이여

너와 나의 이름이 잊지 못할

그리움으로 새겨질 팔봉산이여

 

바위를 닮은 투박함으로

하늘을 닮은 소박함으로

두려움없는 의연함으로

비와 바람속에도

노송의 깊은 향기를 품고 사는

사랑하는 청사모님들이여...

 

우리들 각자의 가슴속에 새겨진

그대들의 고운웃음을 기억하면서

또다른 행복한 날들을 꿈꾸며 살겠습니다

 

아쉬움 가득한 마음으로 청사모님들과 헤어져

서울로 출발한 시간은 오후 4시 10분

야탑역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8시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정체속에 올때와는 달리

4시간만에 서울에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청사모님들께서도

지금 이시간 즐겁고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 갔을리라 믿으며

언제나 좋은일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부족함이 너무나  많은  저에게

과분한 마음의 선물을 주신

청사모 박용철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늘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청사모님들과 솔향기님들께

다시없는 고마움과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바이바이 ^^*

 

 

    2007년  7월   17일  까꿍이가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