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을 뚫고 솟은 운악산

2023. 4. 21. 09:43카테고리 없음

꽃들은 약속도 없이

내게로 와서

어느밤

어느 새벽이 였을까

남몰래 피어나고...

 

곤히 잠든 내어깨를

흔들어 깨우고는

 

저만큼 달아나서

눈이 부시게

방실거리며 웃다가...

 

부서지는 저녁 햇살에

별처럼  반짝거리며

한줄기 바람을 타고

허공에 흩날리며

 

속절없이

떨어져 내렸습니다

 

꽃들은 눈물이 없는 것일까

 

이별을

준비 못한 터질듯한 가슴속에서

서러운 눈물이 고여옵니다

 

이 봄 어디쯤에서

너를  다시 만날까

 

이 봄 어디쯤에서

너를 향한 그리움을 지울수있을까

 

이 봄 어디쯤에서

너를 향한 이 불꽃같은

사랑의 마음을 접을수 있을까....

 

봄을 쫓아서 남녁의 이산저산을

헤메이다가 지쳐버린것일까

 

오늘은

문득 방향을 바꾸어

아직도 북녁에서 아장거리며

꼼지락대는 봄이

기다리고 있을것 같은 부픈 기대감으로

 

푸르름이 여물어가는 경춘가도를

신명나게 내달리고 있었다

 

<와이드 스크린>

밝아오는 아침

대형 유리창 넘어로 쏱아져 들어오는

봄의 향연

빛의 향연

 

하얀 꽃잎을 떨구어낸

벚꽃나무 가지에는

어느 사이일까

아가손같은 작은 잎파리들이

날개처럼 돋아나서

하늘을 향하여

소리없는 함성을 지르듯이

초록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사랑도 그리움도

한방울의 미련도

태워 없애라고

 

흐르는 세월에 씻기어

한줌의 재가 될때까지

 

바람에 흩날리는

하얀 꽃잎이 될때까지

모두를 태워없애라고 말하였네

 

속삭이듯이 말하고 있었네

 

먼그때도 이날까지

한번도 출생의 비밀을 들키지 않는

초록의 파노라마

그것은 영원한 너와나의 숨바꼭질...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것일까...

 

마음속의 먼지를 털어내듯

거침없이 뚫린 거리를 질주하는

꿈의 여정

 

눈길을 뗄수가 없게

쏜살같이 지나가는 녹색의 화원은

한편의 시로 엮은

논픽션 드라마같았다

 

빼곡하게 촘촘히 쌓아 올린

무심한 아파트촌이 지나가고

지은지 오래된 고택과

고달픈 삶의 고뇌가 묻어나는

오밀조밀한 상가건물들

 

짙푸른 농경지...

한가로운 아침 햇살에

일렁이는 녹색의 바다여

빛과어둠이 공존하는

삶의 바다여...

 

드넓은 도로옆 잔디밭에는

지천으로 피어난 이계절의 꽃들이

깃발처럼 펄럭이며

검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몇몇 산우님들이 비운자리를

새로 오신분들이 채우셨나 싶었는데

아예 네좌석이 모자라서

예쁜 총무님이랑

건장하신 가나다라대장님이

바닥에 앉거나 서서 가는

이변이 연출되고

버스안은 왠지 모를 열기가

봄 아지랑이처럼 피어나고 있었다

 

아침 7시 야탑역을 출발한 버스가 한시간 반만에

운악산 운주사입구에 닿은 시간은 8시 30분

혜운선배님의 멋드러진 구령에 맞추어

준비운동을 마친후

 

봄기운이 완연한 산길을 따라 나서니

초여름날의 햇살이 계곡을 가득히 쏱아져 내린다

 

얼마가지 않아 반팔 티셔츠의

발랄함이 어울리는 오름길이 나타나고

길가에 활짝핀 노란 양지꽃이

땅바닥에서 환한 미소를 뿌리며

거친 숨결을 토해내는

산객들의 시선을 잡아 두고 있었다

 

처음부터 가파른 오름길에 로프와 바위에

깊이 박힌 스텐손잡이 발디딤대가 설치되어 있어서

운악산 정상을 올랐다가 현등사로 하산하는

다섯시간의 넉넉한 일정이 만만치 않은

오늘의 산행을 예감하게 하고 있었다

 

<에고고...괜히 온것은 아닐까>

<집에 가겠다고 차에 있겠다고 떼를 쓸것을 그랬나...>

 

땀은 뻘뻘 솟아나고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아서

꼼지락거리고 있을양이면

지난밤에 모했냐고 살판난듯이

질문공세를 펼치며

좋아라 하십니다그려..

 

할말이 있다고 문좀 열어 달라고

그대에게 말하였지만

문고리잡고

문밖에서 말하면 안되냐고

통사정하더라고

잠못이루는 밤의 사정을 얘기하였는데

 

무엇이 그리도 재밌는지

알수없는 웃음보따리를 풀어헤치고

허리가 꺾어 지도록 웃고는 하십니다그려

<에구구..내가 못산다카이요>

 

자존심 하나로 묵고 사는 까꿍이가

자존심이 있지 아무렴

어찌되었거나

어느말이 진실인지 지도 잘 모르는

이야기인지라

알쏭달쏭하기만 하옵니다그려..ㅎㅎㅎ

 

등잔밑은 정말 어둡습니다

엎어지면 코가 닿을곳에 있는 운악산을

모른다고 말하면 섭섭하시겠습니다요

호호호

 

운악산은요

경기도 가평군 하면과 포천군 화현면의 경계를 이루며

한북정맥에 속한 산으로 북쪽으로 청계산 강씨봉 국망봉

북동쪽으로 화악산 명지산

동쪽으로는 매봉과 명지산

서쪽으로는 관모봉이 보이는

병풍처럼 산들이 둘러 싸여있는곳

경기도 가평 현리에서 6Km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의 청계산(849m)과 명지산에서

발원한 조종천이 흐르고 있어 기암괴석의 산세를 이루고

서북쪽 계곡의 물줄기는 풍요로운 농경지를 형성하며

포천땅으로 흘러든다

 

운악산의 주봉인 만경대를 중심으로 운악산 그이름처럼

구름을 뚫고 솟아 오른듯한 우뚝솟은 봉우리마다

웅장한 암벽 깍아지른 절벽이 아득하며...

 

서쪽계곡의 거대한 바위 암산에서 떨어져 내리는 맑은물은

무지개 폭포(虹瀑)를 이루었는데

고려초 비운의 풍운아 궁예가 피신하여 상처를 씻었다는

슬픈 전설이 전해져 오고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님의 그림자도 물의 그림자도 사라져

메마른 절벽만이 남아서 애닲은 흔적을 소추케하고 있었다

 

그다지 큰산은 아니지만 바위암벽으로 이루어져 산세가 급하고

험하여 산객들의 오만한 발길을 자숙하게 만들어 주는 이산은

봄이면 자목련과 진달래 산목련이 계곡의 암반사이로 줄지어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고사리와 취나물 산나물이 지천으로 솟아나며

한여름날의 짙은  녹음과 산정상의 붉은 가을단풍이 장관을 이룬다

겨울철에는 얼어 붙은 서쪽 계곡의 폭포가 빙벽등반의 훈련장이

되기도 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사계가 아름다운 산이기도하다

 

또한 운악팔경의 하나로

등산로 중턱의 백년동안 변함없이 흐른다하여

이름하여진 백년폭포가 제1경이요

소(沼)의 물이 한여름 복더위에도 얼음처럼 차갑다 하여

6.25전쟁당시 중공군들의 은거지였다는 다락터

오랑케소(沼)가 제2경이요

운악산 중턱 오른쪽 계곡의 사람눈썹 모양의 눈썹바위가 제3경이요

현등사 오른쪽 계곡의 코끼리바위가 제4경이요

주봉인 만경대가 제5경이다

 

1906년 나세환 외 12명과 민영환이 구한말 국운을 탄식하며

이곳을 찾아와 무우폭포(舞雩瀑布)에 새긴 암각서

일명 <민영환바위>가 제6경이요

큰골계곡에 있는 삼각형태의 80m 암반절벽이 제7경이요

규모가 작아서 애기소(沼)라 일컫는 하판기 노채계곡의

노채애기소(沼)가 제8경이다

 

운악산 무우폭포의 남동쪽 산중턱의 현등사는

산라 법흥왕때 인도의 승려 마라하미를 위하여 창건되었다

고려 희종때 보조국사 지눌(知訥)이 재건하였으며

하판리3층탑 현등사3층석답 7층다보탑 보광전 부도등과

극락전의 아미타불상 후불탱화 관세음보살상 범종등이 있고

하판리 동구 언덕에는 조병세 민영환 최익현선생의

신위를 모신3층단이 있다

 

운악산은 화악산(1468m) 감악산(885m) 관악산(629m)

개성의송악산(705m)과더불어 경기5악에 속하며

그중에서도 산수가 가장 수려한곳으로

망경대가 꼽히며 유서깊은 현등사의 이름을 빌려

현등산이라 칭하기도 한다

 

날이 갈수록 세련되어 가는

세계속의 명품브랜드로 떠오를

뽀얀막걸리 한잔에 희희낙낙하면서

천신만고끝에 운악산(935.5m) 정상에 올라

<지와와 ~ ㅎㅎㅎ>를 불러가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바로옆 조망이 뛰어난 망경대(929.6m) 표지석앞에서

다시한번 오름고개의 격한 시름을 잊은듯

환한 미소를 지으며 증명사진을 남겼다 ~ ㅎㅎㅎ

 

오늘처럼 맑은날이면 남동쪽으로 용문산이 보이고

남서쪽으로 관악산이 보이며

오른쪽으로 불암산 수락산 도봉산

사패산이 보인다지만

아무도 설명하려 하지 않음에 그산이 그산이요

아스라히 펼쳐진 들판 멀리 정다운 마을풍경과

시가지의 전경속으로

꽃미남의 그대 얼굴만이 아른거릴 뿐이었드래요

(헤헤헤)

 

친절하게도 산꼭대기 양지바른곳에

평상이 있기도 하고

우리는 평상아닌 평상처럼 닦여진

평지에 점심상을 펼치고

빙둘러 앉아서

맑은 갈색의 카랑카랑한 복분자의 향취에

타는 목을 적시며 사는 기쁨을 만끽하고 있었다

 

모두가 하나씩 내어 놓은 소찬이

최상의 성찬이 되고 보양식이 되며

즐거움이 넘치는 오찬의 시간이 지나갔다

 

꽃을 따라서 바람개비처럼 한주마다

바람따라 걷던 산길에

발길 닿는 곳마다

노량꽃 빨간곳 분홍꽃 보라색꽃이

산정상 능선길을 따라 만개하여

봄이왔음을 선언하고 있었다

 

이제는 초여름을 맞으려 가야 하는가

 

계절은 어찌하여

그렇게 우리 보다 먼저 와서

우리앞에 미소짓는 것일까

 

조심스러운 바위암산 하행길에

만나야할 미륵바위 눈썹바위

땅만보고 걷다가

꼭 들려야 할 현등사도 놓치고

왕대포님 부부랑 맛자랑 순두부집에

고단한 발길을 멈추고

그냥 지나칠수없는 방앗간 참새들의

하산주파티가 시작되었다

 

김경수님 황성환님

송선옥님과 함께 오셨던 모든님들

좋은 추억의 시간이셨기를 바라고요

또다른 행복한 만남을 기대합니다

 

돌아 오는길

조금 밀리기는 하였어도

5시 20분에 야탑역에 안착하고

어느때 보다 일찍 집에 돌아와

밀렸던 집안일을 정리하고

내일을 위한 충분한 휴식의시간을

누릴수 있어서 상쾌한 마음이되었다

 

모란장터의 오골계는 까꿍이가

찾으러 갈때까지 기다려 줄것인지

궁금하여 지기도 하지만

맺고 끝음에 일가견이 있는

대한민국의 모든여성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밝은 내일의 태양에 희망을

이야기하며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나보옵니다

 

세상에서 가장 그립고 사랑스런

솔향기님들이여

삐리리~~

예약취소 전화 걸 덜 마시고

한분도 빠짐없이

다음산행지에서 만나요

안녕 안녕 ~ ㅎㅎㅎ

감사합니다^^*

 

 

         2007년 4월 30일   까꿍이가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