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산이 전하는 말

2023. 2. 17. 17:22카테고리 없음

충북 단양군 적성면 제천시 수산면 경계에 있는 금수산과 한줄기에 위치한 신선봉(845m)과 미인봉을

오르기 위해 차에서 내려 준비운동을 끝낸 시간은 9시 40분...

월악산국립공원에 속하는 이들산은 가히 산꾼들의 순례지라고 할만큼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산이라서

부픈 기대감에 오르기 시작한지

얼마가지 않아 가을 가뭄에 목이탄 나무들이

단풍도 들기전에 떨어져 땅바닥에 나딩구는

바삭한 모습들을 보고 실망할 사이도 없이

가파른 산길을 따라

폴삭이는 먼지 때문에

( 발을 땅에 닿지 않게 걸어라.... 나비처럼 걸어라...ㅎㅎㅎ)

왁자지껄 하는 사이

선배님이 길 한가운데 솟아 있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 지셨다..

당황스러워 어쩔줄 몰라하는 사이

정소장님께서 능숙한 솜씨로 치료하시고 붕대로 뒷마무리까지 말끔히 해주셔서...

선배님께서는 아무탈없이 종주산행을 하실수 있게 되어

얼마나 다행이었지 모른다.

그런일이 없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으로 마음이 아팠는데

어쩌랴....

함께 걱정해주신 모든님들과 정소장님이 내도록 고맙고 감사하였다...

 

또하나..

오늘 처음 우리 산악회에 오신 중년여성 다섯분이 계셨는데

등산화가 아닌 운동화와 단화를 신고 계신분이 있어서

고민하고 있었던바..다행히 험한 산길을 만나기 전에

산을 내려 가셔서 한시름 놓았었다..

 

산세가 수려하고 우아하여 골이 깊고

기암괴석이 절벽이..

짙은녹음. 고운낙엽. 설경으로

계절따라 눈부신 풍광으로 그멋을 한껏 뽐내는 산인지라...

 

옛적에는 백암산 또는 백운산이라 했는데

퇴계 이황 선생께서 단양군수로 부임하시매

비단에 수를 놓은듯 아름답다하여 금수산이라 이름하였어라...

 

가파른 산길을 오르며

아찔한 암벽에 부딪치며

비단처럼 보드라운 상상으로 안도하던 그마음은  산산조각이 나고

전신에 흐르는 땀과 긴장감으로

가슴이 타는듯 오그라 들었다

 

온몸을

가느다란 밧줄 하나에 의지한채

까마득히 솟구쳐 오른 바위틈을 오를때의 그죽을 맛이란.....ㅋ

그래도 대장님께서

사진한컷~~ 하고 소리칠때면

어김없이 헤헤 거리며 미소까지 짓는다...

(아고야....까꿍이의 내숭 좀 보소....ㅋ)

 

이제는 아니겠지 하면

또 만나는 아득한 절벽 바위타기 ~~~

 

그암벽을 도저히 오를수 없을 것만 같은 절망과 마주보고 서서

그래도 막상 한 발자욱씩 침착하게 발을 옮겨 놓을 라치면

기묘하게도

한발만 옮겨 놓을 수있는 자리와 몸을 움직일수 있는

아주 작은 공간까지...

그리고 붙잡고 갈수 있는 나무나...

손잡이 역활을 하는 솟아 오른 돌부리까지 있어서

온전히 산을 안전하게 탈수 있어서

매순간 그절묘함에 감탄을 금치 못하는 것이다.

 

 

산은 우리들에게 기묘한 방법으로 오를수 있는 용기를 주며

결코 우리를 거부하지 않은 따스한 포옹으로 신묘한 기쁨에 잠기게 하는 것이다...

 

우리들과 산과의 만남....

이 얼마나 신기한 교감인가.....

 

어느덧  능선을 따라

위태로운 바윗길을 걷노라니...

양쪽으로 깊이 내려 뻗은 절벽 아래로

어린날 동심에 아로새겨진

내마음의 고향이 아스라히 펼쳐져 보이고

다른 한쪽엔

산허리를 감아 오르는

붉은 암갈색 단풍이

수줍은듯 가을볕에 눈부시게 반짝이고 있었다.

내마음도 훠이 훠이~~

그 고요한 평화로움속으로 흠뻑 빠져 들고 있었다.

 

깊은밤이 지나면

밝은 아침이 오듯이

산에 오름도 우리네 삶을 닮아서

오늘 하루도 변함없이 울고 웃었나 보다...

 

조금전 암벽등반의 고통과 절망감은 까마득히 잊은채

저마다 삼삼오오 짝을 이뤄

카메라 렌즈를 향해 멋진 추억의 발자취를 남기고 있었다

 

오를때에도

내려올때에도

어김없이 밧줄에 의지한채 온몸으로 산을 체험하였다...

그럴때 마다 절벽을 만나기 전 산을 내려 가신 아주머니들이 고마웠었다.

 

 

재미난 이야기 하나..

금수산 상봉에는 이름모를 묘소하나가 있었는데

전설에 의하면

중국 주천자가 천하명당을 찾아 이곳까지 와서 묘터를 잡았다고 전해 오지만.

 

실은 적성면에 살고 있는 영흥 최씨 일가묘소라고 한다.

아들 낳기를 원하는 이가

벌초를 하면 득남한다고 하여

지금도 그신비로운 효험을 믿는이들이 최씨 일가을  대신하여

벌초를 하고 있다는데...

과연... 그묘소에는 잡초하나 없이 잘 다듬어져 있고

고이 모시어 지고 있는듯이 보였다...

(아고야...나도 진작에 알았었어야 하는건데....ㅋ)

 

오인근대장님과 왕대포님의 100회 50회 산행 기념하는 날..

산아래 가장 큰 식당에 마련된 잔치상은

진수성찬이요

부딪치는 술잔속에 웃음꽃이 만발이라....

요롯케 재미난 시간을 맞이 하고 싶어서

얼릉 내려오고 싶었던 그마음은

까꿍이 혼자만의 꿍꿍이 속이 었을까? ㅎㅎㅎ

 

아무리 바빠도 냇가에서

작은 물고기가 지천으로 왔다갔다하는 맑은물에 발을 담그고..

모두모두가..희희낙낙...

오늘 곤한 피로함이 한번에 날아가 버렸다...

예상보다 한시간이 늦어진 6시간 산행의 기분 좋은 마무리이기도 하였다.

 

사랑하며 살자....

그것은 우리들의 지상명제가 아닐런지요...ㅎㅎㅎ

 부부사랑 보다 으뜸 가는것도 없으리란 생각에

다시 잠겨 보는 시간이기도 하였어라...

 

미찌꼬랑...들국화님.산수유님이라 하셨던가...

암튼 세롭게 솔향기에 등극하신 세여성분들의 잘생긴 짝꿍님들께서는

얄미울 만큼 아내사랑이 가득하신 분들이라서 ~~

 

현회장님을 비롯한 솔향기 원로 닭살커플님들이랑

어깨를 나란히 당당하게

불꽃튀기는 닭살분위기 경쟁이 시작 될것 같은 예감에

언제나.

쏠로 예찬에 목청을 드높이던 까꿍이의  산뜻한 스타일이

완전히 꾸겨지게 생겼고마요. ㅋ

 

젊은날 곤경에 처한 자신에게 버팀목이 되어주고

묵묵히 따라주었던 마눌님이

고마움을 넘어

왕비마마로 보이신다는

들국화남편님의 말씀에 끝없는 찬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고

그우직한 사랑이 더욱 무르익어 가기를. 기원해 보네요

또한 미찌꼬님이랑 산수유님..그남편분들도 함께

20년지기의 멋진 인관관계를 이끌어 오신

그행복한 사람들의 모습에서

가을빛 충만한 들판의  잘 익은 곡식물결을 보는듯 가슴 뿌듯해졌어요.

 

왕대포부부..산메아리부부..

또한 풋풋한 사과같은 바르비님이랑

검은 눈동자에 언제나 장난끼 가득한 순수청년 파랑새와 솜다리대장님..

그님들의 고운 웃음이 모여

더욱 아름다운 솔향기가 되는것 같아요

 

봄이면

벚꽃축제로 발디딜 틈도 없었던 혼잡함은 어디로 갔는가...

지난봄  활짝핀 벚꽃속에서 환히 웃던 시간이 엊그제 같은데

 

호반을 따라

굽이굽이 이어진 강변도로 저편

넓다란 강언덕에는

우뚝솟은 번지점프가 있고

하늘 높이 올랐다가 떨어져 내리는 청춘의 열정이 넘실대고 있었다.

 

동화속 그림같은 호텔 건물도 왠지 낮설어 보이지 않는 저녁나절

산마루에 걸린 붉은 태양이

그 어느때 보다 고운 진홍색 빛을 발하고 있었다

 

충주호반을 감싸 안고 돌아가는  환상의 드라이브 길은

아직도

잠들지 못하는 꿈들이

푸른 수면위로  고운 날개짓을 하고 있었다.

 

 

             2006년 10월 16일  까꿍이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