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마산 그리고 남한산성의 송년의밤

2022. 12. 19. 11:07카테고리 없음

도도히 흐르는 강물처럼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가는

마지막 남은

올 한해의 불꽃같은 날들이

내작은 가슴속에서

커다란 아쉬움의 종소리를 울린다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는

도시의 화려한 불빛 사이로

떠나 보내야하는

못다한 사랑과 꿈도 흘러간다

 

거기...

까마득한 옛적의

꼬까신 신고

색동옷입고 까치발을 하고

언제나

푸른 내일을 기다림은

 

바람 불고

눈비 맞으며 함께

걸었던

수많은 날들과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풋풋한 그리움 때문일것이다...

 

2007년 솔향기산악회 송년산행

철마산(鐵馬山) 그리고 송년의밤

 

2대의 버스가 야탑역을 출발한 시각은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제시간에 맞추어 올수 없었던 사람들은

남한산성에 있는 송년의밤 행사장으로

곧장 올수 있도록 하고

어느때 보다도 들뜨고 기분 좋은 출발 속에

달리는가 싶었는데

경기도 남양주 철마산 입구에

도착한 시간은 8시 10분이었다

 

4시간의 산행후

오후 2시에 송년의밤 행사장에

도착 할수있도록

꼼꼼한 시간일정이 예정되어 있었다

 

바람 한점없는

봄날처럼 따스한 날

평화로운 마을길을 따라

기나긴 띠를 이루며

신바람나는 상쾌한 송년산행이 시작되었다

 

양지바른 산언덕 오름 능선길은

흙산에 쌓인 낙엽이 푹신푹신하여

마음 놓고 걷다가 발을 헛딛는 일없도록

조심하면서

뒤돌아 봄없이 얼마나 열심히 걸었을까

먼 발아래 그림같은 마을전경이 정겹고

하늘은 점점 가까워 지고 있었다...

<휴..... >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서

힘에 겨웠던 조령산의 기억이 떠올라

한숨짓기도 하고

어려움을 이겨낸 꿋꿋함에 미소짓기도 하면서

새처럼 날아서 오른듯

눈깜짝 할 사이에 철마산(780.8m)정상에서

희희낙낙 기념사진을 찍을수 있었다

 

남쪽으로 뻗어난 산줄기 먼곳에는 천마산이 보이고

한길이 넘는 철죽나무들의 군락이 산능선을 뒤덮고 있어서

봄이오면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질듯 호젓한 철마산...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바라 보이는 마을전경이 평화롭고

점심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라서 간식과 과일을 나눠 먹으며

하산 하기전의 한가로운 시간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몇일전부터 옷에 맞게 스타일링 해둔 모자는

그자리에 고이 두고 마음으로만 가지고 오는 바람에

모자를 대신한 스카프가 흠씬 젖도록 흘린 땀방울에

오늘 새벽 온갖 정성들인 포장공사가 지워졌을까

 

코밑에 핏발선 흉물스런 상처가 들어났을까

노심초사하여 배낭속의 작은 거울을 꺼내 본 순간

남의 속도 모르고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까꿍님 ~ 안그려도 이뿌요 ~ >

에혀...난리도 아닙니다 그려 ~ ㅎㅎㅎ

 

예기치 못했던

백두대간 조령산의 과민한 후유증이

좁쌀처럼 작은 맑간 물집이 코밑에

수도없이 돋아나서 바람이 스칠때에도

소름끼치게 아파서 물집을 터트리려고

돋보기 안경을 끼고 화장실 대형 거울속에서

피부세포의 숨구멍까지 훤히 들여다 보이는

잔주름 가득한 나의 얼굴을 첫대면하고는

 

까무라쳐서 기절하는줄 알았습니다요 ~ㅋ

<옴메나 몬일이당가요 ~ >

<하룻밤 사이에 요롯코롬 늙어버린당가요 ~>

<돌리도오 ~    ㅎㅎㅎ>

무엇을 돌려 받고자 함일까

호들갑스런 나의 비명은

승복할수없는 절규의 외침이 되고 있었지요 ~ ㅎ

 

사는것이 무엇일까

숨가쁘게 돌아가는 세월의 무상함속에

<양지바른 창가에 내 키높이 만큼 책을 쌓아두고

마르고 닳도록 책만 보며 살고 싶다>던 나의꿈은

찬바람에 눈물이 솟아나고

작은 글씨가 흐릿해 지면서 허망한 꿈조각이 되어

허공에 산산이 부서져 내리고 있었지요

 

동네 안과병원의 나이 많으신 선생님의

<노안이에요>라는 무관심한 한마디가

구구절했던 나의 불평을 얼마나 무안하게 했었는지...

 

작은 바람의 속삭임에도 흔들리며

세월을 먹고 익어가는 과일나무처럼

때가 되어야만 진실한 속내을 들어내는

참된 삶의진리를 들여다 본다...

 

잘 보이지 않는다는것

명확하게 들어나 보이지 않는다는것은

소멸되어가는 생명을 보지 않게 하여 주는

얼마나 따뜻한 창조주의 인간적인 배려이며 위안인가...

 

철없는 나의오만함이 나를 애닲게 하는 

밤과낮처럼 흘러가 버린 세월을  돌아보면서

이제 보는것만이 아니라

듣는것 마저도 마음의 눈으로 보며 살아가야 하리라...

 

다시 돌아오지 않는 지난날들속에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시행착오들이

부서진 장난감처럼 길위에 놓여서

가슴을 아프게 하기도 하지만

풍화에 씻기운 바윗돌이 예쁜 조약돌이 되어

미래의 어느시간에 빛날수도 있기에

결코 슬퍼할수없는 오늘이기도 하다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이 소중한 산악회

솔향기산악회의 송년의 밤 행사가 열리는

남한산성 로터리 청와정음식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

넓은 지하 노래방에서 송구영신의 총회가 열렸다

 

말하지 않아도 우여곡절 많았던 산악회를 이끌어 오시느라

고생하신 회장님과 산악대장 그리고 총무님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새로히 임명장을 흔쾌히 받아든 임원진들께서도 결코 쉬운일은 아닐것이지만

나를 버린 희생으로 솔향기의 고운님들을 위해서 열심히 일해 주실것을 믿습니다

 

우리는 때때로 우를 범하면서 다시 일어서서 걸어가고는 합니다

내가 아니면 이멋진 세상이 끝날것만 같은  치기어린 젊음의 열정도

힘없고 보잘것 없어보이는 백발 성성한 나보다 앞선이들의 나이테속에도

알알이 새겨져 있음을 기억하면서 서로를 존중하는 겸허한 마음으로

사람들이 아름다운 솔향기산악회로 발전하기를 기원합니다

 

남한산성 작은 로터리에 들어설 때마다

타임머신을 타고 오랜 옛날로 돌아가 선조들의 아픈 영욕의

세월을 음미하는 씁쓸한 마음은 여전하였지만

청와정에서 내어건 솔향기산악회 플랭카드가 바람에

펄럭이는 것을 보며 오랫만에 만나는 그리웠던 얼굴들과

새로오신님들과의 반가운 만남의 시간은 소중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점심도 잊은 배고픈 시간이었지만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이 주는 향기에 취함이었을까

밥도 먹는둥 마는둥 산해진미에 탐닉할수없는 들뜬마음으로

끝없이 부딪치는 한잔의 술잔에 정신도 가물가물 몽롱해졌음이라 ~

 

총회가 열렸던 지하노래방에서는 화려한 열창의 무대가 펼쳐지고

흥겨운 가락에 마춰 뱅글뱅글 돌아가는 댄싱구룹의 숨은 실력이

송년의 밤의 하일라이트를 장식하고 있을즈음

한자리 끼일 사이도 없이 다시 일층으로 끌려 올라와서

선배와 후배사이 그리고 미래의 연인사이(?) 할것없이

눈도장 찍으며 술잔 부딪치는 일로다 저물어가는 햇살이

모자라고 깔깔대고 웃느라고 까무라치게 재미났었지요

에혀 ...언제쯤이면 까꿍이가 철들어서 우아하여 질까요?

 

송년산행을 함께 해주셨던 모든 회원님들과

새로오신 솔향기산악회원 모든님들의 가정에

기쁨과 행복이 충만한 새해를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부족함이 많은 저이지만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07년  12월  25일    까꿍이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