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천산에서 만난 얼음새꽃 복수초(福壽草)

2022. 12. 19. 10:41카테고리 없음

3월 첫주 산행이 시작되는

야탑역 새벽 7시

어둠을 사르고 몰려드는

변함없는 다정한 얼굴들과의 담소로

옷깃을 파고드는 마지막 남은

동장군의 날카로운 찬기운을 몰아내며

잠시동안에 뜨거운 열기로 훈훈해졌다...

 

북쪽에서는

눈보라가

남녁에서는 비가 올것이란

일기예보에

얼음짱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가 들리는듯

마음은 벌써

봄의 향연속으로 줄달음치고 있었다...

 

강천산(剛泉山 583.7m)은

분명 솔향기산악회 입문 첫해인 2004년에

한번 온듯한데

사진첩에서는 그흔적을 찾을길 없고

왁자지껄했던 순창고추장마을에서

먼곳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던

생생한 기억만이 아쉬움을 더해주고 있당...

<이이구...몬사릉..ㅋ>

 

전라북도 순창군과 전라남도 담양군의 경계에 있는

강천산은

생김새가 용이 꼬리를 치며 승천하는

모습과 닮아서 용천산(龍天山)이라 불리기도 하였는데

 

신라진성여왕(887년)때

도선국사(道詵國師)가 세운 강천사(剛泉寺)로하여

강천산이 되었고 이곳의 석탑은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92호로 지정 되었고

절입구의 우람한 모과나무는 전라북도 천연기념물 97호이기도 하고

 

그밖에 전북 유형문화재 27호인 삼인대(三印臺)와

금성산성의 문화유적이 있으며

내장산 백양사 담양댐이 지척에 있기도 하다

 

이곳 강천산에 떨어진 빗방울이

남쪽 담양쪽으로 흘러 영산강을 이루고

동쪽 구림천을 타고 섬진강에 이른다

 

노령산맥에 속하는 강천산은

광덕산(565m)과 산성산(603m)이 능선으로 이어지며

깊은 계곡과 맑은물이 흐르고 기암괴석과 절벽이 어우러져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리우기도 한다

 

1981년 1월 한국 최초의 군립공원(순창군)으로 지정될 만큼

아기자기한 산세가 기품있고 비교적 높지 않은 병풍바위

용바위 비룡폭포 금강문등 이름난 명소가 많다

 

광덕산과  산성산에서 생성된  선녀계곡 원동골 분통골 황우제골등

이곳 사람들의 휴식처로 사랑받는 계곡만도 10개가 되며

산입구의 높이 50m에 이르는 정교하게 놓인 구름다리는

강천산의 명물로 자리하고 있다

 

수목이 울창한 계곡을 곱게 물들이는 가을 단풍과

4월 초순에 만개하는 산벚꽃이 유명하고 곳곳에서 볼수있는

폭포는 그자연스러움 때문에 인공폭포라는 사실을 잊게 해주며

산객들의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는데...

봄을 알리는 황홀한 노랑빛깔의 얼음새꽃을 아시나요?

 

얼음사이에서 피어난다하여

얼음새꽃...

얼음을 뚫고 새순이 나오고 꽃을 피워

설연(雪蓮)이라 하기도하는 복수초(福壽草)는

복과 장수를 상징하기도 하는데

강천사 양지바른 언덕 돌담에 소담스럽게 피어난것을

목격하신 모든 솔향기님들께서는

천년만년 만복을 누리는 축복의 산행이 아니었을까 여깁니다

 

첩첩산중 깊은 계곡을 굽이굽이 돌아 강천사 종점에

내린 시간은 9시 50분

염려되었던 비소식은 멀리 사라진듯 하였지만

희뿌연 황사가 아기자기한 산의 향기를 지워버리고 있었다

 

동토의 왕국 겨울이 떠나간 자리에는

기다리지 않아도 미리 와버린 화사한 봄의 여운이 가득하고

황금빛 모래가 깔린 잘 정돈된 도로를 따라 걷는

산객들의 발걸음은 신명나는 음율을 타는듯 경쾌하기만 하였다

 

다람쥐처럼 날쌔게 달아난 미라클이 소리쳐 부르는대로

팔각정으로 따라 올랐다가 다시 돌아 내려오는 헤프닝을 연출하면서

깃대봉을 향하여 힘찬 출발이 시작되었는데

얼마가지 않아서 입었던 옷들을 벗어 걸치며 가쁜숨을 몰아쉰다...

 

늘 평화롭고 다정하신 박충하 마패선배님께서 산행 200회를 맞으심으로

축하기념파티를 겸한 시간을 마련하고자 다른때보다 일찍 끝내는

원점산행을 진행중이어서 잠시도 한눈 팔수없는 시간의연속이었다

 

그리 힘든 오름길은 아니었지만 음지에는 아직도 녹아 내리지 않은

눈이 쌓여 있어서 밧줄을 부여잡고 조심조심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하는 사이에 어느덧 12시가 되었고 각자가 한가지씩 펼쳐놓은

반찬은 그풍성한 가짓수로 하여 진수성찬이 되었고 

축구사랑님이 갖고 오신 과메기쌈은 정상주와 함께 게눈감추듯이

사라지고 꿀맛같은 점심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왕자봉 강천산 정상에 올랐다가 기념사진 찍으며 곤두박질 쳐서

내려오면서 표지석의 글씨도 읽지 않았음에 실소를 금치 못하였다

<옴메나 몬사릉....ㅎㅎㅎ>

 

맑은 날에 왔었다면 월메나 멋진 전경이 그앞에 펼쳐졌을까...

남으로 뻗어나간  광덕산 정상에 올랐다가 적우재고개를 지나고

전망암에서 유유자적하고 금성산성에 들러 장대봉에 오르고

보국사터를 답사하며 옛자취를 더듬어 사유하는 산행이면

얼마나 좋을까...

 

언젠가는 다시 올날을 기대하면서 강천산을 지나

길이 75m 높이 50m 용접철교 현수교인 구름다리에 서면

조금만 흔들어도 용수철처럼 솟아 오르듯 움직이는

가슴이 조마조마 해지는 까마득한 현기증을 체험하면서

돌아서서 가기 싫은 아쉬움을 남긴채 하산길에 올랐다

 

정교하고 섬세하게 다듬어 만든 다리의 웅대함과

타인을 위한 배려의 마음이 가득히 풍겨오는 사람들의 정성이

가득 담긴 시설물들이 산객들의 마음에 믿음과 풍요로움을

전해 주고 있었는데 극락교 송음교 광덕교등등

수없이 많은 다리들도 미적감각이 월등한 작품으로

그곳의 풍광을 한층 빛나게 해주고 있었다

 

약속된 오후 2시까지 10분 늦게 도착하였지만

그래도 선두자리를 지켜내고 있었는데 욕심을 내고

한코스를 더 돌아 내려오는 후미팀들과 합류하여

정읍시 산외면 평사리에 자리잡은 보배 한우골집으로

떠난 시간은 오후 3시가 넘어서였었다

 

순창 전통고추장민속마을 구경도 좋겠지만

맛있는 한우고기맛에 흠뻑 빠져 지낸 시간이

꿈결같았는데 복수초의 축복도 한아름씩 안아 받은

솔향기님들은 진정 복이 많은 산의 사람들이었었다

 

매사에 적극적이시고 긍정적이신 박충하 마패선배님 때문에

강천산 산행은 무지 행복하고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 산행이 되고 있습니다

 

300회 400회 500회 ....

황홀한 만수무강의 꽃 복수초처럼

우리 모두가 마패선배님처럼 행복하고 건강한 삶의 선두주자로

남기위하여 열심히 산에 오르시기를 기원드립니다

 

마패선배님의  200회 산행을 진심으로 다시한번 축하 드리면서

평화롭고 행복한 한주보내시기 바랍니다

모두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2008년   3월  3일    까꿍이가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