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fri Duo
2024. 10. 13. 11:22ㆍ팝아티스트
한국의 '난타'가 기발한 착상의 '퍼포먼스'로써 날리고 있을 무렵 덴마크의 두 남자는 이것을 '음악'적으로 녹여냈다. 이 듀오가 칼과 도마, 냄비를 들고 무대를 휘젓는 우리의 난타에 대해 들어본 바가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들 또한 생활 속에서 들을 수 있는 다양한 소리 재료들을 지지고, 볶고, 또 삶는다고 생각하면 빠른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맛 또한 긍정적으로 유니크한 것이라면 더욱 구미가 당길 것이다. 사프리 듀오는 이 재미가 쏠쏠한 소리들을 원초적 흥을 지닌 아프리카 리듬으로 엮어내고, 그것을 일렉트로니카의 이름으로 포장해 <3.0>이라는 두 번째 선물을 내놓았다. 첫 번째 앨범이었던 <Episode 2>에서도 비브라폰, 마림바, 봉고 등을 초빙해 클래식 음악을 완연한 리듬 음악으로 탈바꿈시켜 놓은 공로(?)로 많은 관심과 칭찬 세례를 받았음을 상기한다면, 이들은 분명 퍼커션에 미쳐있는 두 재간꾼들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흥이 날 수밖에 없다. 다양한 신서사이저 음향과 함께 빚어지는 리듬의 향연 속에서 캐치할 수 있는 이들의 아프리카 지향은 사프리가 아닌 사파리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주기도 한다. 비트박스와 함께 시작하는 'Falling high'는 가벼운 봉고리듬을 제안하고 있고, 'The moonwalker' (마이클 잭슨 아니다)에서는 마림바를 썼다. 'I'm just the moonwalker'라는 단조로운 멘트로도 흥겨움을 충분히 부여한다. 가장 대중적인 'All the people in the world'는 해변의 파티에라도 와있는 듯한 시원한 여름용 멜로디가 돋보이며, 역시나 대중 친화적인 'Agogo Mosse'도 봉고의 후끈한 리듬과 함께 특이한 음색을 지닌 보컬이 타는 멜로디가 절묘한 곡이다. 어디 인도에라도 와있는 듯한 동양적 멜로디 전개를 지닌 'Bombay vice'의 달아오르는 분위기도 매력적이다. 마림바의 꿈을 외치는 'Marimba dreams'의 몽롱한 실험적 사운드도 인상적이며, 제목부터 라틴의 느낌을 초장부터 선언하고 나서는 'Amazona'도 여러 가지 일상 소리들을 소리로 접목 시켰다. 이 곡이 특히나 매력적인 것은, 아마존 열대우림에서나 들을 수 있는 귀뚜라미, 개구리의 울음소리, 사자가 그르렁대는 소리 등을 그대로 실어놓았기 때문이다. 또한 'Rise'에서 바로 우리는 난타(?)를 체험할 수 있다. 속도감 있는 리듬을 마구 때리고 있는 것은 바로 주전자와 팬. 엄숙하리만치 무게를 잡는 선율도 놓칠 수 없다. 사프리 듀오의 음악에 끌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자유자재로 요리해놓은 리듬이 첫째지만 멜로디와 음향들이 풍기는 향기로움도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완벽한 리듬 음악을 추구하면서도 청자들의 귀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은 것은 이들의 뛰어난 재주다. 땀에 흥건히 젖은 아프로 리듬을 바탕으로 일렉트로니카의 전자음들과 갖가지 음향들, 그리고 멜로디까지 잊지 않고 챙겨 넣고 있는 사프리 듀오는 주목받는 뮤지션일 수밖에 없다. 이 막강 재주소년들의 어떤 음악으로 튈지 모르는 행보는 어쨌거나 새롭고, 신나고 흥분되는 것으로 향할 것이라는 예측은 가능하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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