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ck Cave And The Bad Seeds

2024. 10. 5. 09:21팝아티스트

 
 

데뷔/결성: 1983년

활동/시기: 1980, 1990, 2000년대

멤 버: 닉 케이브(Nick Cave, 보컬), 블릭사 바르겔드(Blixa Bargeld, 기타), 믹 하비(Mick Harvey, 드럼), 배리 아담슨(Barry Adamson, 베이스)

From Him To Eternity

명장(名匠) 빔 벤더스(Wim Wenders) 감독의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1987)를 본 음악 팬이라면 대개 어떤 특정 장면을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꼽기 마련이다. 바로 천사가 클럽으로 들어갈 때 울부짖으며 'From her to eternity'를 노래하는 한 남자를 포커스로 맞춘 신이다. 그의 이름은 닉 케이브(Nick Cave). 1957년 태어난 호주 출신의 국가 대표급 뮤지션으로서 대중 음악계의 소문난 기인(奇人) 중 한 명이다.

닉 케이브는 어린 시절 독실한 영국 국교회 집안에서 성장했다. 이런 환경 때문에 그는 지금껏 종교와 이를 통한 대속적 사랑, 그리고 영생(永生)의 문제에 광적으로 집착해왔다. 허나 단순한 신봉자로 그를 재단하는 것은 절대금물.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닉 케이브는 줄곧 기독교 전반에 대해 비판적 성찰을 멈추지 않았고 때론 극단적 태도로 그것에 린치를 가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시절, 닉 케이브는 친구들과 더 보이 넥스트 도어(The Boy Next Door)라는 상호(商號)로 밴드를 결성하며 음악 인생의 시작점을 찍었다. 믹 하비(Mick Harvey, 기타, 드럼, 오르간, 피아노), 롤랜드 하워드(Rowland Howard, 기타), 트레이시 퓨(Tracy Pew, 베이스), 필 칼버트(Phill Carlvert, 드럼) 등이 그들이었다. 한 장의 앨범과 EP를 발매한 뒤, 밴드 명을 버스데이 파티(Birthday Party)로 바꾼 그룹은 영국 런던의 클럽 신을 중심으로 서서히 지명도를 쌓아나갔다. 당시 영국의 지배적 음악 트렌드였던 포스트 펑크(post-punk) 사운드를 주무기로 장전한 총 3장의 음반을 통해 평자들로부터 높은 성적표를 받아냈다.

1983년에 버스데이 파티를 해산한 닉 케이브는 재도약을 위한 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롱런을 위한 필수 조건은 무엇보다 좋은 음악 동료들. 고심 끝에 그는 평생 파트너인 믹 하비, 매거진(Magazine)의 베이시스트였던 배리 아담슨(Barry Adamson), 아인슈튀르젠데 노이바우텐(Einsturzende Neubauten)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인 블릭사 바르겔드(Blixa Bargeld)를 영입해 닉 케이브 앤 더 배드 시즈(Nick Cave And The Bad Seeds)를 출범했다.

앞서 설명했던 데뷔작 <From her to eternity>(1984)를 통해 닉 케이브는 새 음악 항로를 성공리에 개설했다. 포스트 펑크와 고딕의 그림자를 거의 지운 대신 블루스, 포크 등의 전통적인 음핵(音核)들을 한데 묶어 자신만의 독특한 소리 메커니즘을 조직해냈던 것. 물론 이런 올드 장르들로 유턴했음에도 그만의 극단적 면모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테마를 다루는 '방식'만 변화했을 뿐, 큰 물줄기는 고스란히 유지되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과거의 음악 자양분을 맘껏 섭취하려는 그의 욕망은 여러 커버 곡들을 수록한데서 특히 잘 드러났다. 밴드 최초의 싱글인 엘비스 프레슬리의 'In the ghetto', 1집에 실렸던 레오나드 코헨(Leonard Cohen)의 'Avalanche'등이 대변한다. 이는 소포모어 작품인 <The Firstborn Is Dead>(1985)를 지나 등장했던 1986년의 3집 <Kicking Against The Pricks>에서의 전곡 리메이크로 그 완성을 보았다.

1986년 4집 <Your Funeral…My Trial>을 발매한 뒤, 닉 케이브는 <베를린 천사의 시>(Wings of Desire)에 출연키 위해 2년 간의 공백기를 가졌다. 영화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찬사를 얻어낸 덕에 그의 몸값은 급속 상승했다. 이 외에도 그는 다방면에 재주가 많음을 뽐냈는데 감옥 제도의 잔인함을 고발한 호주 필름이자 그가 O.S.T.를 담당했던 <Ghosts… Of The Civil Dead>(1989)에서 호연을 펼쳤고 우화 소설 <And The Ass Saw The Angel>(1989)과 시와 가사 모음집인 <King Ink>(1988)를 발표, 작가로서의 재능도 과시했다. 계속해서 정규 5집과 6집인 <Tender Prey>와 <The Good Son>을 1988년과 1990년에 내놓았던 닉 케이브는 1992년, 걸작 <Henry's Dream>으로 이후의 월드 마케팅을 위한 탄탄한 초석을 마련했다.

4년 뒤인 1996년, 그는 <Murder Ballads>(한국판은 <Lovely Creature>)에서 음악적으로 일취월장하며 비평, 상업 모두에서 큰 폭의 도약을 일궈냈다. 앨범은 제목 그대로 살인에 관한 서사시. 한 술집에 들어가 그 곳의 전부를 살해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9분 여에 걸쳐 묘사하는 'O`Malley`s bar', 동향 출신의 댄스 여제(女帝) 카일리 미노그(Kylie Minogue)와 입맞춘 'Where the wild roses grow', 피제이 하비(PJ Harvey)의 목소리를 빌려 헨리 리라는 바람난 애인을 살해하는 여성을 그린 'Henry Lee' 등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후속작 <The Boatman`s Call>(1997)은 닉 케이브가 <Murder Ballads>와 완연히 대조적인 애티튜드를 취했다는 면에서 흥미로웠다. 부드러운 크루닝으로 사랑에 관해 조용히 노래했던 것. 물론 이는 1994년의 8집 <Let Love In>에서 이미 시도한 바이기는 했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그 맥을 달리했다. 2001년작 <No More Shall We Part>(2001) 역시 마찬가지. 음반은 한마디로 전작의 심화 버전이었다. 잔잔한 발라드와 그에 맞는 심플한 곡 구조가 이를 잘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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